우리銀연말까지 우대금리 폐지-신규대출 억제
우리은행이 가계대출에 대한 우대금리 혜택을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또 불가피한 상황이 아닌 한 올해는 신규대출을 억제하기로 해 사실상 연내 가계대출을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14일 일선 영업점에 공문을 보내 17일부터 연말까지 신규 가계대출의 우대 금리 혜택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또 이미 승인 받은 대출을 제외하고는 가계대출 취급을 가급적 내년으로 미루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연말 자금난으로 대출 재원이 부족해질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예금의 증시 이탈에 따른 은행의 자금 부족 현상이 가계대출로 불똥이 튄 것이다. 이에 따라 다음 주부터 우리은행 신용대출의 최저금리는 종전보다 0.5∼1%포인트 오르며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3%포인트 높은 연 7.92∼8.12%로 상승한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달 중소기업 신규 대출을 중단해 가계와 중소기업의 연말 자금난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거의 모든 은행이 자금 부족으로 고민하는 점을 감안할 때 신규대출 억제와 우대금리 폐지 움직임이 다른 은행들로 확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치솟는 수입물가 불안한 새해물가▼
11월 수입물가 전년比 18.8%↑… 9년만에 최고
원유-곡물값 동반 상승… 국내 밀가루값도 급등세
원유와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세계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수입물가가 9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국내 수입의존도가 높은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13일(현지 시간) 국제시장에서 전날보다 3.12달러 오른 배럴당 87.61달러로 치솟았고, 국제 곡물가격 상승 여파로 국내 밀가루 값도 급등하고 있다.
수입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 및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내년 물가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수입물가 상승률 9년 1개월 만에 최고
한국은행이 14일 내놓은 ‘11월 중 수출입물가 동향’에 따르면 11월 수입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원화가치 하락) 수입물가가 급등했던 1998년 10월(25.6%) 이후 9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전월 대비 수입물가 상승률도 5.1%로 1999년 8월(5.6%)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수입물가 급등을 주도한 것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다.
지난달 원자재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1.3%나 뛰었다. 원유(44.9%)와 옥수수(44.2%) 등 기초 원자재 가격이 28.9% 급등했고 석유제품(53.4%)과 화학제품(7.4%) 등 중간원자재 가격도 11.2% 올랐다.
특히 원유의 경우 지난달 수입물가 상승률(5.1%) 중 71%를 차지했다.
○ 내년 경제 발목 잡을 변수
이처럼 수입물가가 급등하자 통화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한은 한상섭 물가분석팀장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7%로 발표했을 때 원유도입단가를 배럴당 81달러로 최대한 보수적으로 예측했다”며 “이보다 더 높아지면 감당하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농작물 수입물가의 상승으로 국내 식품업계의 ‘연쇄 인상’도 우려된다.
11월 농작물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6.8% 올랐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밀가루 공급업체인 CJ제일제당은 7일 밀가루 제품의 출고가격을 24∼34% 인상하는 등 1년 사이에 밀가루 제품 가격을 세 차례 올려 라면 빵 과자 등의 가격이 차례로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신용상 연구위원은 “한국 경제가 고유가에는 어느 정도 내성(耐性)이 생겼지만 물가는 낯선 변수이기 때문에 제대로 견뎌낼지 걱정”이라며 “인플레이션은 내년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최대 변수”라고 지적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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