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반대다. 미국 주가가 10월 고점에서 5% 정도 빠진 데 비해 중국 주가는 20% 남짓 떨어졌다. 이렇듯 경기 전망과 전혀 다른 주가의 행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경기 전망이야 어떻든 미국 주식은 싸고 중국 주식은 비싸다는 것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미국에서는 소위 ‘저평가 매력’을 운운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고성장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들어 주가가 지나치게 부풀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 기업이익 증가분의 40%가량이 주식투자 수익에서 나오고 있어 본래 영업활동에 의한 이익 성장은 겉보기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다. 주가가 이익에 비해 과도하게 부풀어 있을 뿐 아니라 이익 그 자체에도 거품이 끼어 있다는 것.
여기에 통화 정책 요인도 가세하고 있다. 미국은 어떻게 해서든 시장을 살려 보려고 금리 인하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저리 대출금리 연장 조치를 취하는 등 스스로 ‘야만시’해 왔던 시장 개입까지도 서슴지 않고 있다.
반면 중국은 가급적 주가 버블을 막아 보려고 금리를 올리고 해외 주식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거대한 버블 형성을 미연에 차단하려는 중국 당국의 정책은 매우 환영할 만하지만 이는 주식시장에는 좋은 일이 아니다. 당국의 의도대로라면 지난 1년과 같은 ‘중국 대박’의 꿈은 접어야 한다.
한국 펀드 시장의 23%가량이 해외투자 펀드다. 1년 전 10%에서 급신장해 선진국 평균 수준인 30%에 접근하는 중이다. 그런데 이 해외투자 펀드 중 35% 정도의 돈이 중국 주식에 투자되고 있다. 위험을 분산하려는 해외투자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한 곳에 집중 투자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있는 것이다.
중국 주가가 조정기에 들어간 올 4분기(10∼12월)에만 7조 원 이상의 신규 자금이 뒤늦게 중국펀드에 ‘다걸기(올인)’ 하고 있다. ‘해외’, 그리고 ‘펀드’라는 명분에 기댄 투기와 다를 바가 없다.
중국의 고성장을 사는 것은 앞으로도 유효하지만 당장 중국의 버블까지 사들일 필요는 없다.
강 성 모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상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