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ravel]시승기/절묘한 핸들링…벤츠 뉴 C클래스 200K

  • 입력 2007년 12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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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에 대해 고객들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벤츠의 상징인 ‘세 꼭지 별’ 로고에 어울리는 품격과 편안함, 성능, 안정성, 내구성, 스타일 등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한마디로 완벽함을 요구하는 셈이다. 고객들의 기대치가 가장 높은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그런 기준에서 접근하면 회전질감과 음색이 약간은 거칠고 출력도 빠듯할 수밖에 없는 4기통 1800cc 엔진이 들어간 뉴 C클래스 200K 모델은 여러모로 부족하다.

생각보다는 각종 소음이 크게 들리고, 동력성능도 인상적이지 않다. 눈을 감고 동반석에 앉아 있다면 벤츠라고 눈치 채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며칠을 계속 주행하다 보니 벤츠만의 철학이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먼저 서스펜션(현가장치)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핸들링과 승차감은 반비례하기 마련인데, 둘 사이의 조화가 절묘하게 이뤄져 있다.

승차감이 부드러운 편이어서 핸들링에 대해서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의외로 차체는 운전자가 요구하는 지점으로 정확하게 이동한다. 서울 북악스카이웨이의 급한 커브길을 빠르게 달려도 차체가 좌우로 기울어지는 롤링현상이 크지 않았고 안정적인 컨트롤이 가능했다.

물론 스포츠세단의 대명사인 BMW 3시리즈 같은 짜릿한 맛은 없었지만 편안한 느낌 속에서도 운전자의 요구를 충실히 따라 줬다. 차체의 앞머리가 코너를 파고 들어가는 느낌도 좋다. 이 차가 버텨낼 수 있을까 생각되는 한계 상황까지 몰아붙여 보면 기대하지 않았던 높은 능력에 감탄할 수도 있다.

차체가 미끄러지는 위급상황에 작동되는 전자식 차체자세제어컨트롤(ESP)은 운전자가 작동 여부를 잘 느끼지 못하게 설정하는 벤츠의 특징이 그대로 반영됐다.

가속성능은 부족한 것도 기대할 것도 없다. 직접 측정한 0→100km/h 가속시간은 8.5초, 최고속도는 시속 223km가 나왔다. 초고속 상황에서의 안정성은 ‘아우토반의 황제’인 벤츠인 만큼 나무랄 데가 없지만 작은 차체의 한계 때문에 승차감 저하와 소음증가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인 듯하다.

가장 장점은 디자인으로 보인다. ‘권위’와 ‘세련’을 적절히 섞어 넣어서 젊은층과 중년층 어느 쪽이 타도 큰 부담이 없을 것 같다.

시승한 모델은 엘레강스(4690만 원) 라인인데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없는 것만 제외하면 별다른 불편은 없었다. 연료소비효율은 서울 시내는 리터당 8km 안팎, 고속도로에선 13km 정도가 나왔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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