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ravel]시승기/젊어진 캐딜락… 올 뉴 CTS

  • 입력 2007년 12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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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테스트가 떠올랐다. 상표를 보지 않고 콜라 맛을 비교하듯 눈을 감고 자동차를 시승할 수 있다면 명차에 대한 평가 순위가 지금과 똑같을까.

시승 코스로 선택된 포르투갈 리스본의 꼬불꼬불한 해안 및 산악도로를 캐딜락 올 뉴 CTS는 지면에 달라붙듯이 달렸다.

미국에서 성공을 상징하는 고급차로 통하는 캐딜락. 성공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나이 들고 보수적이다’는 이미지도 강했다. 민첩하다는 이미지와도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리스본의 굴곡 있는 지형을 달린 새 캐딜락은 젊었다.

운전석에 처음 앉았을 때 촉각과 시각으로 야무지다는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일반적인 미국차가 주는 ‘헐거움’은 디자인에서 배제됐다.

가죽으로 마감된 운전대와 운전석, 대시보드의 깔끔함이 야무지다는 느낌을 돋웠다. 시트에서 전해지는 적절한 딱딱함은 차의 역동성을 예고하는 듯했다. 크롬 도금 테두리의 속도계, 백색의 은은한 발광다이오드(LED) 간접조명은 스포츠카를 연상시켰다.

안락함보다는 딱딱한 느낌을 살린 서스펜션(현가장치)은 ‘유럽의 스포츠 세단을 몰고 있나’라는 착각에 빠지게 했다. 캐딜락은 고성능 CTS-V 모델에 적용하던 서스펜션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해 핸들링 감각도 높였다. 시속 200km의 속력에서도 안정감을 잃지 않았다.

3600cc의 V6엔진의 힘은 기존 모델보다 개선됐다. 캐딜락은 직분사 방식을 통해 연료 효율은 유지하면서 출력을 향상시키고 배출가스를 줄이는 어려운 기술을 구현했다. 최고출력은 304마력. 최대토크는 5200rpm에서 37.9kg·m. 주행 중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급가속에 따른 관성 때문에 상체가 좌석 등받이 쪽으로 달라붙는 느낌이다.

직분사 기술 덕택에 출력은 15%, 최대토크는 8%, 연료 효율은 3%가량 개선됐다.

외부 디자인은 천생 ‘남자’다. 굵고 곧은 직선으로 강렬한 인상을 살렸다.

매끄러운 외관을 위해 노력한 흔적도 보였다. 전면 윈드실드에는 눈에 보이는 고무 이음매나 접합부분이 없었다. 세심한 디자인은 내비게이션의 절묘한 위치에서도 묻어났다.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주목을 끌 수 있도록 액정화면의 절반 정도만 대시보드 위쪽으로 튀어나오도록 배치했다.

눈을 감고 조수석에 앉아 보면 ‘역동성 있는 유럽차’로 느낄 공산이 큰 차다. 미국 자동차 잡지 ‘모터트렌드’는 성능과 디자인을 높이 사 2008년도 ‘올해의 차’로 선정했다. 내년 1월쯤 국내에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리스본=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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