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기 프로만 내리고 평균 7.9%인상 주장”
2008년 1월분 광고청약률 올해의 57% 그쳐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내년 1월부터 방송 광고료 인상을 강행키로 한 가운데 기업들의 내년 1월분 TV 및 라디오방송 광고 청약이 올해 1월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는 방송광고공사의 일방적인 방송 광고료 인상 통보에 반발한 한국광고주협회와 주요 기업들이 ‘1월 방송광고 신규청약 중단’에 나선 때문으로 분석된다.
▶본보 15일자 A2면 참조
방송광고公 “광고료 내달부터 평균 7.9% 인상”
▶본보 17일자 A8면 참조
광고주協, 방송광고료 인상 추진 반발
또 광고주협회 자체 조사 결과 내년 1월 TV방송의 광고료 인상률이 최고 18.9%로, 방송광고공사가 밝힌 ‘평균 7.9%’의 2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업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 방송광고공사, 기업 개별 접촉
광고주협회는 18일 마감된 ‘2008년 1월 TV 및 라디오 방송광고’(장기계약과 신규청약 포함) 물량은 약 950억 원으로 올해 1월 1660억 원의 57% 수준이라고 25일 밝혔다.
김기원 광고주협회 상무는 “이는 주요 30여 개 기업으로 구성된 광고주협회 이사회에서 내년 1월 방송광고 청약을 하지 않기로 결의한 데 따른 결과”라며 “내년 1월의 추가 청약을 고려해도 1200억 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송광고공사 측은 “18일 마감한 1월 광고 신규 청약은 340억 원으로 올해 1월의 360억 원과 큰 차가 없다”면서도 “장기계약 물량을 합한 금액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광고청약이 크게 부진하면서 방송광고공사 측이 개별적으로 기업을 접촉하며 광고 청약을 요청해 기업들이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A사 광고담당 팀장은 “최근 방송광고공사 직원에게서 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전화를 받은 뒤 마음이 불편했다”며 “방송광고공사가 광고 배정을 독점하고 있어, (이번에 청약을 안 하면) 향후 주요 시간에서 배제되는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 “2월 신규 청약도 중단 가능성”
기업들은 방송 광고료의 ‘체감’ 인상폭이 방송광고공사의 주장(평균 7.9%)을 크게 웃돈다며 반발하고 있다. 비인기 프로그램의 광고료를 내리면서, 광고가 몰리는 시간대 요금은 크게 올렸다는 것이다.
실제 광고주협회가 3개 지상파 방송의 주요 57개 프로그램(동일 시간대)의 올해 12월 셋째 주 대비 2008년 1월의 광고료 인상률을 조사한 결과, 7.9% 미만인 것은 뉴스 프로그램 4개에 불과했고, 15% 이상 오른 프로그램이 10개에 이르렀다. 한 프로그램 광고료는 18.9%나 인상됐다.
이에 대해 방송광고공사 측은 “방송 프로그램이나 시간대에 따라 광고료 인상폭이 달라지는 것은 맞지만, 평균 인상폭은 7.9%”라고 주장했다.
김이환 광고주협회 부회장은 “디지털방송 전환을 위한 재원 마련이라고 하지만, TV의 광고효과가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기업이 부담을 전적으로 떠안을 수 없다”며 “미(未)판매광고의 ‘끼워 팔기’ 등 불공정 판매 관행 근절 등에 대한 협상이 없다면 2월 신규 청약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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