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나 등 해외 업체, 국내 대기업 겨냥 잇단 진출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달 8일 중국 장쑤(江蘇) 성 옌청(鹽城) 시에서 열린 기아차 중국 2공장 준공식에 대한항공이 운영 중인 비즈니스 전용기 ‘G-4’를 빌려서 다녀왔다.
인천∼옌청 직항편이 있긴 하지만 1주일에 두 편밖에 없어 필요할 때 바로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영이 확대되면서 비즈니스 전용기 사업도 호황을 맞고 있다.
○ 날아다니는 사무실
대한항공은 1994년부터 미국 걸프스트림사(社)가 만든 14인승 제트기 ‘G-4’를 비즈니스 전용기로 운영하고 있다. 기내에 위성전화, 집무용 탁자, 주방시설, 노트북을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전원 시설, 오디오, 비디오 등을 완벽히 갖추고 있어 ‘날아다니는 사무실’로 불린다.
G-4는 지난해 상반기(1∼6월)까지만 해도 월평균 이용 횟수가 1회였지만, 하반기(7∼12월)부터 월 2회로 늘어났다.
조건에 따라 이용 요금에 큰 차가 있지만 시간당 400만∼430만 원 선이다.
싼 가격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직항편이 없는 곳도 편리하게 다녀오고, 미리 입출국 수속을 밟을 수 있어 공항 통관 시간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해외 출장은 잦고, 시간을 쪼개 쓰는 대기업 회장들이 주로 이용한다.
○ 국내 비즈니스 전용기 시장 커져
국내 대기업 중 비즈니스 전용기가 있는 곳은 대한항공을 제외하고 삼성그룹이 유일하다.
삼성은 보잉 737 개조 모델인 ‘보잉 비즈니스 제트’와 글로벌 익스프레스 2대 등 총 3대의 전용기를 갖고 있다.
이건희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그룹 사장단과 주요 임원들이 주로 이용한다. 1년에 100여 차례 비행기를 띄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경영이 확대되면서 삼성 외에 LG 등 일부 그룹에서도 전용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전용기 시장이 커진 데 따라 해외의 전용기 전문업체들도 한국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일본 ‘글로벌 윙스’사의 협력사인 GFI코리아는 캐나다 봄바디어사가 제작한 8인승 ‘리어제트-45X’를 이용해 전용기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
리어제트-45X는 김포공항을 출발해 중간 급유 없이 중국, 일본, 홍콩 등을 운항할 수 있다.
10월에는 세계 3대 비즈니스 제트기 제작사로 꼽히는 미국의 세스나사가 전자 장비 및 첨단 장비를 보유한 소형 자가용 제트기 ‘머스탱’을 국내에 선보이기도 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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