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정원씨 겸직-지원씨 승진… 경영권 승계 발판 마련
두산그룹은 30일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회장에 박용만(52)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부회장을 승진시키는 등 책임 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회장 및 사장단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두산은 또 최승철(59)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박정원(45) 두산건설 부회장은 ㈜두산 부회장을 겸직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이남두(58)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이재경(57) ㈜두산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오너 3세인 신임 박용만 회장 및 4세인 박정원 부회장과 함께 박지원(42) 두산중공업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용만 회장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동생이며 박정원 부회장과 박지원 사장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 차남이다.
이 밖에 서동수(56) 두산중공업 EPC사업총괄 부사장은 발전BG(Business Group)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두산은 이번 인사를 통해 2005년 이른바 ‘형제의 난’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오너 일가를 경영에 복귀시킴으로써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조화를 통해 책임 경영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용만 회장의 그룹 내 역할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신임 박 회장은 올해 7월 미국 건설중장비업체인 ‘밥캣’ 인수합병(M&A)을 진두지휘하는 등 굵직굵직한 해외 기업 M&A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였다.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에 이어 박용만 회장이 그동안 공석이던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직에 오름으로써 두산그룹의 주력 계열사 두 곳의 책임 경영이 명확해진 셈이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 등기이사와 두산중공업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박용만 회장이 앞으로 해외 M&A 등 실무를 전담하면서 풍부한 인맥과 경험을 갖춘 박용성 회장과 현안을 함께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말까지 지주회사체제로 전환되는 두산그룹이 두산가(家)의 장손인 박정원 부회장을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되는 ㈜두산의 최고경영자로 선임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그룹 내에서는 박용성 박용만 등 ‘오너 3세’가 건재한 상황에서 앞으로 오너 4세로의 순조로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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