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빈기자의 자동차이야기]한국차 매운맛 보여줬으면…

  • 입력 2008년 1월 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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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자동차산업은 도전과 응전의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국내시장에서는 가격을 낮추고 다양한 신(新)모델을 내놓는 수입차가 시장점유율 6%를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식적인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SK네트웍스 같은 병행수입 업체의 물량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이미 지난해 6%에 육박했고 올해는 7%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판매가격 비중으로는 수입차가 2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국산 중·대형차와 직접적인 경쟁이 되는 닛산과 미쓰비시가 올해 국내에 진출을 확정했고 도요타와 피아트, 시트로엥도 조만간 진출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수입차의 최저 가격표는 2000만 원 안쪽까지 내려가게 됐습니다.

수입차는 ‘특별한’ 사람들이 사는 사치성 내구재(耐久財)가 아니라 소니 TV나 애플의 아이팟처럼 국산 제품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지출을 약간 늘리면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는 ‘취향’으로 자리를 잡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국산차의 반격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수입차에서나 볼 수 있었던 6단 자동변속기가 보편화하고 액티브크루즈컨트롤(자동 차간거리 유지 장치) 등 최첨단 기능도 선보입니다. 재미있는 차를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후륜구동 스포츠카와 깜직한 스타일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도 나옵니다.

그러나 국산차가 아무리 좋아져도 수입차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시각도 다양해지면서 높아진 소비자의 욕구는 30여 종류에 불과한 국산차 모델로 담아내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수입차는 무려 200여 종류가 나와 있으니까요.

해외시장에서는 올해 성능, 품질, 디자인 등 3박자를 맞추기 시작한 국산차의 한판승부가 펼쳐집니다.

해외 언론들은 한국산 자동차가 저가의 이미지를 벗고 프리미엄급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나 모터트렌드는 메르세데스벤츠와 렉서스도 긴장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해외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직 언론의 평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는 국적 개념이 강해서 자동차와 국가브랜드의 가치가 동시에 높아져야 제대로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올해 한국산 자동차와 한국의 국가브랜드 가치가 동시에 올라가 국내 자동차시장을 수입차에 내 주는 것 이상으로 해외에서 ‘메이드인코리아’ 자동차가 활약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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