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는 중국에서 대형 할인점을 추가로 인수하기로 했고 롯데슈퍼도 중국에 진출한다. 글로벌 기업을 향한 롯데의 발걸음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롯데쇼핑 이철우 사장은 1일 서울 중구 남산 팔각정에서 기자와 만나 “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VRICs) 국가를 공략하기 위해 베트남 호찌민 시에 백화점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부지 선정 등 2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이르면 2010년에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쇼핑 임직원과 협력회사 직원 6500여 명은 1일 아침 해돋이를 보기 위해 남산 팔각정을 찾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차와 떡을 나눠 주는 이색 시무식을 가졌다.
○ 급성장하는 베트남 시장 공략
인구 약 600만 명인 호찌민 시는 베트남 경제의 중심이다. 1인당 평균소득이 베트남 전체 평균(720달러)의 2배를 웃돈다.
롯데쇼핑은 그동안 베트남 소비 수준을 감안해 백화점이 아닌 대형 할인점 진출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베트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백화점도 할인점과 동반 진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올해 8월 문을 열 예정인 롯데마트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이 사장은 “파는 사람의 매장(賣場)이 아닌 사는 사람의 매장(買場)이 되도록 고객과 협력회사, 직원을 섬기는 ‘섬김의 경영’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 롯데마트, 中 대형 할인점 추가 인수키로
이날 자리를 함께한 롯데마트 노병용 사장은 중국 내 대형 할인점을 추가 인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네덜란드계 대형 할인점 ‘마크로(Makro)’의 중국 매장 8곳을 인수했다.
노 사장은 “후발 회사인 만큼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언제든지 인수에 나설 것”이라며 “직접 용지를 찾아 점포를 여는 ‘그린 필드’ 형식의 사업 전략도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의 기업문화가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지적과 관련해 이철우 사장은 “그릇이 크면 늦게 차는 법”이라며 “기반을 다진 후에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속도로 일을 추진하는 것이 롯데의 힘”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회장님(신격호 회장)께서 회의를 주재할 때 ‘어중간하다’는 일본식 표현을 자주 인용하신다”며 “롯데가 한 번 하면 확실하게 하는 만큼 올 한 해를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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