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 남자(man)와 소비자(consumer)를 합친 ‘맨슈머’ 마케팅이 활발하다.
모유 수유를 권하는 사회 분위기가 퍼지면서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최근 유아휴게실에 남편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아내가 수유하는 동안 남편이 머물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 남자 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
현대백화점은 또 목동점, 울산점, 천호점에 이어 지난해 말 미아점 8층의 의류매장 절반을 비워 대형 서점을 열었다. 백화점 관점에서는 고객 1인당 구매 단가가 낮은 서점이 매출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남편을 동반한 가족 단위 쇼핑객이 늘면서 쇼핑에 지친 남편들을 위한 공간을 따로 만들었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에 DVD플레이어, 홈시어터, 인터넷 PC, 안마의자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남성 휴게공간을 마련했다.
신세계는 여자 화장실에만 있던 기저귀 교환대를 남자 화장실에도 만들어 놓았다.
○ 뒤집지 않고 물 채우는 가습기도
웅진쿠첸은 가습기 물통을 뒤집지 않고 물을 보충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았다. 가습기 물을 갈 때마다 번거로움을 느끼던 남편들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가방에서는 네덜란드산 유모차 ‘무치(Mutsy)’를 살 경우 실버 색상의 배낭형 기저귀 가방을 사은품으로 준다. 이 제품은 알록달록한 색상의 기존 기저귀 가방과 달리 남편들이 평상시 메고 다녀도 될 만큼 트렌디하다.
아가방앤컴퍼니 황은경 부장은 “육아나 가사에서 남편들의 역할이 커지면서 제품 기획에서부터 제작 단계에 이르기까지 남성 소비자를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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