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곤소곤 경제]국내총생산 또는 국민총생산으로 가치 따져

  • 입력 2008년 1월 9일 05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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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동수는 친구들과 함께 사회 시간에 발표할 주제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 선생님께서 모둠별로 한국의 여러 산업 중 한 가지씩을 조사해 발표하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얼마 전 신문에서 한국이 세계 11위 무역대국이라는 기사를 읽었어. 그위상에 걸맞은 산업이면서 우리 생활과도 밀접한 분야를 고르는 게 어떨까?”

“그게 뭔데?”

“자동차 산업이 좋겠어. 자동차는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 돼 가고 있잖아. 한국이 세계적인 자동차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말도 들었어. 이번 기회에 자세히 조사해 보자.”

동수와 친구들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현황, 발전 과정, 특징 등으로 소주제를 나눠 각자 조사한 뒤 다시 모여 의견을 나눴다.

“작년에 한국이 생산한 자동차는 390만여대로,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라고 하네. 게다가 세계에서 네 번째로 자동차 수출을 많이 했대.”

“자동차는 수많은 부품으로 이뤄져 있지. 엔진을 비롯해 각종 기계 장치, 실내 장식, 오디오 설비 등….”

“이런 부품은 자동차 회사에서 모두 생산하는게 아니고, 여러 부품 회사에서 만들어 조립하는 거야. 그래서 자동차 산업이 파급 효과가 크다고 말하는 거지.”

“우리가 소주제로 나눠서 조사하고 함께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처럼?”

“하하, 맞다, 맞아!”

드디어 보고서를 발표하는 날.

“저희 모둠은 한국 자동차 산업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세계적인 자동차 강국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다른 모둠들의 발표도 이어졌다. 반도체 산업, 조선 산업, 서비스 산업, 농림수산업 등 다양한 주제가 등장했다.

동수는 한국에서 정말 다양하고 많은 상품이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도대체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상품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이해

한 나라에서 생산된 상품들의 가치는 ‘국내총생산 (GDP·Gross Domestic Product)’으로 나타낸다.

더 정확히 말하면 GDP는 ‘일정 기간 한 나라 안에서 생산돼,

최종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를 모두 더한 것’이다. 일정 기간이란 1분기(1∼3월), 1년 등 정해진 기간을 뜻한다. 한 나라 안에서가 아니라 그 나라 국민이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측정한 것을 국민총생산 (GNP·Gross National Product)이라고 한다.

GDP는 최종재의 가치만을 포함한다. 자동차는 소비자들이 최종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최종재다. 하지만 엔진, 타이어, 실내 장식, 카 오디오, 범퍼 등은 자동차 생산의 중간 과정에서 사용된다. 이런 것을 중간재라고 한다. 중간재의 가치는 최종재인 자동차의 가격에 이미 반영돼 있기 때문에 따로 계산할 필요가 없다.

GDP를 시장가치로 나타낸다는 것은 화폐단위로 표시한다는

말이다. ‘연간 자동차 생산 390만 대’로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그 가치를 ‘달러’ 또는 ‘원’으로 표시한다. 앞의 사례에서 나온 반도체, 선박 등의 가치 역시 몇 개, 몇 척 등이 아니라 ‘얼마어치’로 표시한다. 이렇게 화폐단위로 표시해야 한 나라에서 생산된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비로소 더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GDP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상대적으로 1인당 GDP가 높은 나라의 국민은 그보다 낮은 나라의 국민보다 물질적으로 더 풍요롭게 생활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1인당 GDP는 한 나라의 부(富)와 실질적인 생활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한때 돈이 많은 나라, 금이 많은 나라가 부자 나라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상품의 값이 크게 오르면 일정한 금액의 돈으로 살 수 있는 상품의 양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이를 화폐가치가 하락한다고 말한다. 돈의 가치가 그만큼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애덤 스미스는 그런 사실을 간파하고, 한 나라의 부와 생활수준은 결국 돈(화폐)보다는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는 실질적인 생산능력에 좌우된다고 생각했다.

박형준 성신여대 사회교육과 교수·경제교육 전공

정리=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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