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자동차 전시장에선 ‘차’만 팔지 않습니다.”
수입차 전시장이 단순한 영업소를 벗어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연장’, ‘문화강의실’, ‘호텔’ 형태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차량을 직접 내세우기보다 고품격 서비스로 고객의 마음을 먼저 사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 수입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전시장 마케팅’이 차별화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 ‘공연장’, ‘강의실’로 변하는 문화 공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의 미니 강남 전시장은 신종 익스트림 스포츠 ‘야마카시’ 공연, 디자이너와 가수들이 총출동한 ‘자선콘서트’, 명품 브랜드의 패션쇼 등으로 연중 분주하다.
미니의 수입원인 BMW코리아 박혜영 과장은 “수입차 시장의 성숙에 따라 고객들은 차를 교통수단이 아닌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생각한다”며 “고객이 차뿐만 아니라 브랜드 고유의 이미지, 문화를 느끼도록 다양한 문화 행사를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 위치한 포드코리아의 강남 신사 전시장에는 8.4m의 벽면에 인공암벽이 설치돼 있다.
이 회사는 고객들에게 무료 암벽타기 강좌를 열고 동호회 신청을 받아 무료강습 공간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인공암벽은 ‘오프로드(험로) 차량’이라는 포드의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강하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이와 함께 푸조의 국내 공식 수입업체인 한불모터스 잠실 전시장은 ‘프랑스의 차’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와인 강좌를 연다. 지난해 2학기에 걸친 강좌에 대한 반응이 좋아 올해에는 4학기로 늘릴 예정이다.
○ “이보다 더 편할 수 없다”…최고급 휴식 공간
‘호텔형 전시장’을 표방하는 서울 인피니티 전시장 1층에 들어서면 차를 구경할 수 없다. 1층은 따뜻하게 고객을 맞이하는 호텔의 로비 개념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전시장=영업소’의 공식을 깨기 위해 차량을 5, 6층에 전시했다.
인피니티를 수입하는 한국닛산의 한 관계자는 “호텔형 이미지를 테스트 마켓인 한국에 처음 적용해 점차 중국 미국 등으로 넓혀 가고 있다”며 “따뜻한 느낌을 주는 원목으로 디자인하고 편안한 휴식공간을 만들어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렉서스의 서울 서초구 전시장도 ‘종합 휴식공간’이다. 1층은 커피와 음료를 즐기며 TV를 시청할 수 있는 카페, 2층은 골프 연습 공간, 3층은 예술품을 전시할 수 있는 갤러리다.
게다가 5층에는 렉서스 차량에 달린 오디오 브랜드 ‘마크레빈슨’을 들어 볼 수 있는 음악감상실도 갖추고 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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