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와중에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다. 이는 물론 새 정부의 경제 공약에서 비롯됐다.
올해 경제 성장률에 대한 새 정부 목표치인 6%와 기존 정부 전망치인 4%대 사이에 간극이 크고, 과연 한국 경제가 부작용 없이 6∼7%대의 성장을 달성할 수 있느냐에 대한 평가도 다양하다.
주식시장에서도 성장은 중요하다. 10%가 넘는 성장률 행진을 이어가던 1980년대 후반 ‘3저(低) 호황’(저달러 저금리 저유가) 때 한국의 주가는 10배 가까이 올랐다.
최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와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등의 시장이 고평가됐다는 우려 속에서도 강세를 유지하는 것은 양호한 성장 전망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 성장이 마냥 주식시장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1990∼1991년 주택 건설을 중심으로 9%대의 성장률을 이어갔던 시기와 2002년 카드 버블에 의해 7%대 성장률을 이룬 때, 주식 시장은 오히려 침체를 겪었다.
반면 3∼4%에서 기껏해야 5%에 근접하는 신통치 못한 성장률을 나타낸 지난 5년간 주가는 네 배나 올랐다.
이렇게 경제 성장과 주가 흐름이 어긋나는 이유는 뭘까.
이는 같은 성장이라 하더라도 성장을 주도하는 부문이 다르고, 그 성장의 분배 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경제 성장은 다소 미흡하더라도 그 과실이 기업 이윤으로 쌓일 경우 주식시장은 이를 양질의 성장으로 본다.
하지만 금리와 임차료만 올라가는 건설 투자나 차입을 통해 과도하게 성장한 경우, 그 혜택이 기업 이익에까지 미치지 못해 주식 투자자에게는 속 빈 강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성장률의 높낮이도 좋지만, 투자자들에게는 무엇에 의한 성장인지, 기업 이익은 그만큼 커질 수 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는 경제 성장률 4%냐 6%냐 하는 수치에 연연할 게 아니라 산업 부문별 전망이나 금리, 원자재 가격 등 기업 이익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변수들의 추이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강 성 모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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