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年매출 1000억달러 돌파… LCD흑자 반도체 앞질러

  • 입력 2008년 1월 16일 02시 58분


삼성전자가 지난해 해외실적을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1034억 달러(약 97조196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사상 처음 연간 매출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본사기준으로도 지난해 4분기(10∼12월) 17조4800억 원, 연간으로는 63조1800억 원의 매출로 각각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 줄어드는 등 3년 연속 감소 추세를 보였다.

사업부문별로는 액정표시장치(LCD)가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 규모를 사상 처음 앞질러 한국 전자업종의 대표산업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 매출은 순항, 수익성은 악화

삼성전자는 15일 전기전자 분야 기업으로는 독일 지멘스와 미국 HP에 이어 세 번째로 연 매출 1000억 달러를 지난해 돌파해 ‘글로벌 톱(Top) 3’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또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 △본사기준 분기 매출액 △본사기준 연간 매출액에서도 각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사업부문별 연결기준 영업이익에서도 LCD 부문이 2조1100억 원, 디지털미디어 부문이 1조600억 원으로 각각 2조 원, 1조 원대에 처음 진입했다.

하지만 반도체 사업의 악화로 영업이익은 본사기준, 연결기준 면에서 모두 부진한 편이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가 1조7800억 원, 연간으로 5조9400억 원으로 전 분기 및 전년 대비 각각 14% 감소했다.

특히 D램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은 반도체 부문은 4분기 매출액이 전분기보다 2% 줄었고, 영업이익은 53%나 격감했다.

하지만 해외 경쟁업체와 비교하면 이익에서도 ‘선방(善防)’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IR팀장인 주우식 부사장은 “전기전자 분야 글로벌 기업 중 매출액에서 3위를 차지했지만 이익 면에서는 1, 2위인 지멘스 및 HP를 앞섰다”면서 “내년에는 13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업종 1위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주 부사장은 “지난해 11조 원 가까이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반도체 분야에 7조 원, LCD 분야에 3조 원을 투자하는 등 11조 원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혀 시장 상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임을 시사했다.



○ 급부상하는 LCD

반도체 부문이 힘을 못 쓰는 동안 LCD가 한국 전자산업의 대표 사업부문으로 급속히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LCD총괄은 작년 4분기에 직전 분기 대비 37% 늘어난 92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4300억 원에 그친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 규모를 처음 추월했다.

LCD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 5800억 원을 올린 정보통신부문 등을 포함해 회사의 사업부문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효자 사업부문으로 부상했다.

이에 앞서 14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한 LG필립스LCD도 분기 매출액 4조3220억 원과 영업이익 869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편 15일 삼성전자 주가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발표가 나온 데 힘입어 전날보다 7000원(1.33%) 오른 53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