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쉬랑스 막판 신경전 팽팽

  • 입력 2008년 1월 16일 02시 58분


은행에서 종신보험과 자동차보험을 파는 방카쉬랑스 4단계 시행이 4월로 다가오면서 보험업계가 이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방카쉬랑스 4단계 시행계획을 취소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최근 국회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치열한 로비를 펼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방카쉬랑스가 4단계까지 시행돼 종신보험과 자동차보험 및 치명적 질병(CI) 보험까지 은행에서 팔 수 있도록 하면 회사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면서 “보험업계로서는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종신보험은 생명보험사의 수입 보험료 중 약 20%, 자동차보험 및 CI보험은 손해보험사의 수입 보험료 중 약 30%를 차지한다.

보험사들은 전문성이 부족한 은행들이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보험을 팔아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또 은행들이 대출을 대가로 보험 가입을 강요하는 등 부작용이 많다고 본다.

이와 관련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4월 총선을 앞둔 정치인들이 30만 명에 이르는 보험설계사를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이미 한 번 연기한 만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견해다. 또 은행들은 “4단계가 시행돼야 소비자들이 더 편리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방카쉬랑스가 국내에 도입된 것은 2003년 8월로, 연금보험 등 저축성 보험과 화재보험, 상해보험이 처음으로 은행 창구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당초 계획은 2005년부터 자동차보험, 종신보험도 은행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지만 보험사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닥치자 정부는 시행 시기를 3년 뒤로 미뤘다.

그 대신 2005년 4월에는 만기 이후 보험료를 돌려주지 않는 순수 보장성 건강보험을 판매하는 2단계를 시행했고, 2006년 10월에는 3단계를 시행하며 만기가 됐을 때 적립금의 일부를 돌려주는 ‘만기 환급형 건강보험’을 은행에서 판매하도록 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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