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방카쉬랑스 4단계 시행계획을 취소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최근 국회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치열한 로비를 펼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방카쉬랑스가 4단계까지 시행돼 종신보험과 자동차보험 및 치명적 질병(CI) 보험까지 은행에서 팔 수 있도록 하면 회사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면서 “보험업계로서는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종신보험은 생명보험사의 수입 보험료 중 약 20%, 자동차보험 및 CI보험은 손해보험사의 수입 보험료 중 약 30%를 차지한다.
보험사들은 전문성이 부족한 은행들이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보험을 팔아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또 은행들이 대출을 대가로 보험 가입을 강요하는 등 부작용이 많다고 본다.
이와 관련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4월 총선을 앞둔 정치인들이 30만 명에 이르는 보험설계사를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이미 한 번 연기한 만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견해다. 또 은행들은 “4단계가 시행돼야 소비자들이 더 편리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방카쉬랑스가 국내에 도입된 것은 2003년 8월로, 연금보험 등 저축성 보험과 화재보험, 상해보험이 처음으로 은행 창구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당초 계획은 2005년부터 자동차보험, 종신보험도 은행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지만 보험사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닥치자 정부는 시행 시기를 3년 뒤로 미뤘다.
그 대신 2005년 4월에는 만기 이후 보험료를 돌려주지 않는 순수 보장성 건강보험을 판매하는 2단계를 시행했고, 2006년 10월에는 3단계를 시행하며 만기가 됐을 때 적립금의 일부를 돌려주는 ‘만기 환급형 건강보험’을 은행에서 판매하도록 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