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車디자이너 200명중 한국인이 38명

  • 입력 2008년 1월 18일 03시 00분


지한경, 송인호, 조지프 최, 강민영, 이상엽, 스티브 김 씨(왼쪽부터)가 디트로이트 GM 본사에서 뷰익 콘셉트카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GM 디자인센터에서 한국인 디자이너들은 전체 자동차 디자이너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GM
지한경, 송인호, 조지프 최, 강민영, 이상엽, 스티브 김 씨(왼쪽부터)가 디트로이트 GM 본사에서 뷰익 콘셉트카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GM 디자인센터에서 한국인 디자이너들은 전체 자동차 디자이너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GM
GM혁명 이끄는 ‘한국인 사단’그들에겐 뭔가 특별한게 있다

뛰어난 손재주… 근성… 디자인혁신의 핵심

“美동료들 우리더러 ‘코리안 마피아’라 농담”

“자동차 디자인은 어떤 분야보다 경쟁이 치열해 회사들도 철저히 능력 위주로 채용합니다. 왜 한국인이 많냐고요? 손재주가 좋은 데다 근성을 갖추고 있어 회사들이 선호하기 때문이죠.”

○ 주요 콘셉트카 빠짐없이 참여

미국 디트로이트 제너럴모터스(GM)의 디자인센터에서 근무하는 자동차 디자이너 이상엽 씨의 말이다. 이 센터에서 일하는 디자이너 200여 명 중 무려 38명이 한국인일 정도로 한국인들은 자동차 디자인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15일 GM 본사 회의실에 모인 한국인 디자이너 6명과 전화 인터뷰를 갖고 한국인 디자이너들이 주목받는 이유를 알아봤다.

이 씨가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한 2000년 당시만 해도 한국인 디자이너는 2명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후 신규채용 인력의 절반을 한국인이 차지했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친 뒤 미국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을 졸업한 지한경 씨는 “현재 모교 자동차 디자인학과 재학생의 10∼15%가 한국인이며, 이들이 졸업 후 GM을 포함해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은 자동차 디자인으로 명성이 높은 학교. 1960, 70년대 이곳을 졸업한 일본인들이 일본 자동차 산업의 부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중국인 학생도 부쩍 늘었다.

GM 디자인센터에서 한국인은 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GM이 최근 주도하고 있는 디자인혁명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GM이 최근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허머HX’를 여성 디자이너 강민영 씨가 디자인했고 이상엽 씨가 ‘콜벡 C6’를 디자인하는 등 주요 콘셉트카에는 빠짐없이 참여하다시피 했다.

한국인들이 전체 디자인센터 인력의 20%를 차지하다 보니 재미있는 일도 많다.

스티브 김(김성수) 씨는 “한국인이 워낙 많아 한국인들이 지나가면 동료 미국인들이 ‘어, 저기 또 코리안 마피아가 온다’고 농담하곤 한다”며 “그럴 때면 ‘검은색으로 염색해. 그러면 끼워 줄게’라고 받아친다”고 말했다.

조지프 최(최원석) 씨는 “개인생활을 중요시하는 미국 회사에서 일하지만 한국인들은 자주 모여서 회식도 함께 하는 등 평소 우의도 돈독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포드 포르셰 등에도 속속 진출

한국에서 대학을 마친 뒤 현대자동차를 거쳐 GM에 입사한 송인호 씨는 “디자인의 특성상 언어장벽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한국인들은 창의력에서 뭔가 특별한 게 있다”고 말했다.

GM뿐만 아니라 벤츠 BMW 포르셰 포드 등 주요 자동차 회사들에 한국인이 진출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요즘 한국인 자동차 디자이너들은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이 센터의 다른 관계자들도 입을 모았다.

이상엽 씨는 “요즘 주요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는 한국인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20, 30대로 한창 일할 나이”라며 “세계 최고의 명차들을 한국인들이 앞 다퉈 디자인하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고 자신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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