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위원은 차명 의심 계좌 조성과 운용 및 우리은행에 삼성 임원들 명의의 차명계좌를 개설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증권은 차명 의심 계좌들에 입금된 돈을 운용하면서 삼성그룹의 자금을 관리하는 등 ‘금고’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특검은 수사 초기 삼성증권의 최고 책임자인 배호원(58) 삼성증권 사장과 황 위원을 소환 조사해 비자금 조성 및 운용 의혹의 실마리를 풀어 갈 계획이다.
차기 정부의 금융감독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황 위원은 특검팀에 의해 이미 소환이 통보된 배 사장에 앞서 3년 3개월간 삼성증권 사장을 지냈다. 2004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는 우리금융지주회사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지냈다.
특검은 또 계좌 추적을 통해 차명 의심 계좌에 입금된 돈의 출처와 이 돈이 주식 투자 등으로 불려져 현금화된 뒤 어디에 쓰였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계좌 추적을 위해 상당한 인력을 들이고 있다”며 “기존 (검찰의) 계좌 추적 이후 그 다음 단계의 추적이 계속 이뤄지고 있으며 단계별로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검은 황 위원 등 차명 의심 계좌의 명의인인 삼성 계열사의 전현직 고위 임원들을 불러 계좌 개설 경위를 추궁한 뒤 이학수 전략기획실장과 김인주 전략지원팀장 등 사건의 핵심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증권 전산센터에서 전산자료를 추가 제출받았고 검찰로부터 ‘안기부 X파일 수사기록 사본’도 넘겨받아 검토에 들어갔다. 특검은 이날까지 10여 명의 삼성 전현직 임원에게 소환 통보를 했으며 18일부터 2, 3명씩 불러 본격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