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월급 통장을 잡아라”

  • 입력 2008년 1월 19일 03시 04분


“CMA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자”

은행들, 맞춤형 상품 속속 출시

“직장인을 잡아라.”

은행들의 ‘직장인 사수 작전’이 시작됐다. 은행들이 20, 30대의 젊은 층을 대상으로 이들에게 적합한 ‘맞춤형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는 것. 젊은 고객들이 증권사 등으로 빠르게 빠져나가다 보니 ‘미래 고객 상실’에 대한 은행들의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 국민은행, 잔액 100만 원 이하면 연 4% 금리

국민은행은 이달 21일부터 만 18∼32세인 고객만 가입할 수 있는 ‘KB스타트 통장’을 내놓기로 했다. 입출금이 자유롭고 평균 잔액 100만 원까지는 연 4%의 높은 금리를 적용해 준다.

이제까지 은행권이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대응해 내놓은 ‘수시 입출금식 예금’은 잔액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자동으로 고수익 통장으로 이체되는 방식이었다. 이에 비해 KB스타트 통장은 적은 잔액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주는 것이 특징.

국민은행 측은 “수시 입출금식 예금의 잔액이 100만 원을 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라며 “젊은 층은 인터넷을 주로 이용하는 만큼 전자금융 관련 수수료도 완전히 면제해 준다”고 말했다.

기업은행도 다음 달부터 지난해 8월 직장인의 급여통장을 겨냥해 내놓은 ‘아이 플랜 통장’의 혜택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최고 연 4%의 금리를 적용하는 기준을 ‘300만 원 초과 금액’에서 ‘100만 원 초과 금액’으로 낮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하나 빅팟 통장’도 여유자금이 생길 때마다 하나대투증권의 ‘하나빅팟CMA’로 자금이 이체돼 연 4.7∼4.9%의 이자를 준다.

○ 출장 잦은 직장인에게 ‘국제현금카드’ 발급

은행들은 수시입출금식 통장에 은행만의 서비스를 하나 둘씩 얹고 있다. 증권사에 빼앗긴 직장인 월급통장의 ‘U턴’을 위해서는 은행만의 경쟁력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한국씨티은행의 ‘씨티원예금’에 가입하면 미국 일본 중국 등 29개 씨티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미국 내 ‘세븐일레븐’의 ATM 등에서 해당 국가의 화폐를 수수료 없이 출금할 수 있는 국제현금카드를 무료로 발급해 준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신용카드로 해외에서 현금서비스를 받으면 수수료가 최저 1.7%나 되기 때문에 해외에 나갈 일이 많은 젊은 직장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예금은 1년 만에 가입자가 50만 명을 넘었다.

우리은행의 ‘우리AMA통장’은 수시 입출금식이지만, 마이너스대출과 각종 할인혜택도 덧붙였다. 이 통장을 급여통장으로 쓰면 예금 잔액이 100만 원 이상일 때 수익이 높은 예금으로 자동 이체돼 연간 최저 4% 이상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또 이 통장에 가입하면 발급해 주는 ‘우리V체크카드’는 △대형 영화관과 외식업체 이용시 할인 △환전 수수료 할인 △후불교통카드 기능 등도 갖고 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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