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행으로 ‘대박’을 터뜨렸던 개발업자(디벨로퍼)들이 해외 자원개발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고위험 고수익에 익숙한 디벨로퍼들이 국내 주택 경기 침체를 계기로 해외 자원개발에서 대박에 도전하고 있는 것.
현재 남미, 중앙아시아, 북미 등에서 자원 개발에 나선 시행사는 20여 곳. 2001년부터 5년 동안 전국에 5000여 채 아파트를 시행·공급한 대승D&C는 최근 중남미의 소국(小國) 벨리즈에 250억 원을 투자해 대리석 개발에 나섰다.
대승D&C는 대리석 광산 개발을 위해 지난해 6월 현지 합작법인 CIL사를 설립했으며 이 회사 지분의 50%를 소유하고 있다. 벨리즈에는 10조 원어치의 화강암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김선웅 사장은 “이미 100억 원을 투입했으며 올해 중 나머지 투자를 마치고 채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KSG코리아와 우영파인체는 몽골에서 75억 원을 투입해 금광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매장량 탐사를 거쳐 올해 중반부터 금을 캘 예정이다. 우영파인체는 2004∼2005년 경기 평택시와 충남 아산시 등에서 아파트 1300채를 시행한 개발업체다.
해외 자원개발에 나서면서 국내 주택사업에서 손을 떼는 사례도 적지 않다.
2002∼2005년 전국에서 아파트 4000여 채를 시행한 명관개발 장영일 사장은 “앞으로 주택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벌여 놓은 아파트 사업을 타 업체에 넘기고 금, 석탄 등 해외 자원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장 사장은 “국내 주택사업을 ‘손절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디벨로퍼 가운데 수위를 다퉜던 S사도 최근 국내 주택사업을 줄이고 중앙아시아에서 석탄 개발에 나섰다.
시행과 시공을 겸하고 있는 우림건설은 2005년 11월 우림자원개발을 자회사로 설립하면서 해외자원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2005∼2007년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의 ‘사크라마바스’ ‘웨스트보조바’ 등 유전개발 프로젝트에 60여억 원을 투자했다.
우림자원개발 임웅순 이사는 “국내 부동산 개발 경기는 정책 변화 등에 따라 기복이 심하지만 해외 자원개발은 30∼50년간 꾸준하게 높은 수익률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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