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서울 강남에 제조업 중심, 강북에 금융업 중심의 새로운 ‘삼성타운’을 각각 형성하게 된다.
21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던 삼성물산이 16일부터 서초타운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27일경 이주를 마치면 서초타운 3개(A∼C) 동 가운데 2개 동의 계열사 입주가 끝나게 된다.
삼성물산이 사용하는 건물은 B동으로 지상 32층, 지하 7층 규모다. 가장 먼저 완공됐던 A동(지상 35층, 지하 7층)에는 이미 삼성중공업과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생명 강남사업부가 입주했다.
가장 규모가 큰 C동(지상 43층, 지하 8층)에는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에 있는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이주할 예정이다. 그룹의 중추 조직인 전략기획실도 C동에 둥지를 튼다.
2만여 명이 근무하게 될 서초타운은 국내 대표기업의 사옥답게 미래형 첨단기술이 적용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일조량 및 실내온도에 따라 사무실 커튼이 자동으로 여닫히고,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자동으로 환기량이 늘어난다.
삼성은 당초 삼성물산 입주와 함께 대대적인 홍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으나 별도의 홍보 없이 계열사별로 ‘조용하게’ 이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삼성 비자금 의혹 특별검사의 수사가 진행 중인 데다 삼성중공업이 관련된 기름 유출 사고까지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3개 동의 이주가 끝나면 서울 강북의 삼성타운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금융 계열사들이 남게 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본관은 삼성전자와 전략기획실 이주가 끝나는 대로 비워둔 채 1년간 리모델링 공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면 서울 종로구 연지동의 한 빌딩을 빌려 쓰고 있는 삼성카드를 비롯해 금융 계열사들이 들어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의 강남시대가 본격 개막되면서 인근 상권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출퇴근시간이면 교통체증이 빚어지는 강남역 사거리 주변 도로가 더욱 혼잡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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