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외국 회사들이 공장을 짓기가 너무 힘듭니다(too difficult).”
필립 머터우(사진) 크라이슬러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이 털어놓은 한국의 ‘투자 현주소’다.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열린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시 코보센터에서 13일(현지 시간)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였다.
머터우 사장은 지난해 9월 쌍용자동차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뒤 ‘아시아통(通)’으로 전문성을 인정받아 크라이슬러 그룹에 영입됐다. 1973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입사한 뒤 일본지역 생산담당 이사, GM차이나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등을 거치며 자동차업계 ‘아시아통 전문가’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그는 최근까지 한국의 자동차회사에서 근무했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한국의 규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부담스러워했다.
그러나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등 3대 주요 시장은 불필요한 규제가 적고, 각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세에서도 유리하다”고 말해 한국에 대한 투자환경이 좋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이어 “여러 가지 투자 조건이 좋고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아시아 3대 주요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현지 생산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대 시장에 대한 강한 투자 의지에 비해 한국에 대한 투자 계획은 들을 수 없었다.
현대·기아자동차와의 사업 제휴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열려 있고 회사가 고려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협의한 바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우선 중국 회사와의 조인트 벤처 설립, 신제품 출시, 서비스 네트워크 강화 등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디트로이트=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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