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금액은 계좌 입출금 등으로 중복 계산된 금액은 제외한 것으로 지난해 12월 해체된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가 확인한 금액의 두 배에 가깝다.
이에 따라 특검은 계좌 명의자인 전현직 고위 임직원을 소환해 이들 명의의 계좌에 들어간 돈의 출처와 본인이 직접 계좌를 운용했는지를 조사하면서 자금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삼성증권 직원 등 계열사 직원 4, 5명도 이날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에 앞서 검찰 특본은 지난해 12월 말 해체할 때까지 모두 7000억 원 규모의 차명 자금을 확인한 뒤 관련 수사 내용을 특검에 넘겼다.
특검은 또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미술품 창고에 보관 중인 수천 점의 미술품과 골동품 가운데 비자금으로 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작품들이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삼성가 인사들이 서미갤러리를 통해 2002, 2003년 미국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고가의 미술품 30점을 구입했다”며 유명 현대 미술가들이 그린 30점의 고가 미술품 목록을 공개했다.
윤정석 특검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변호사가 제출한 목록의 미술품들과 (에버랜드 미술품 창고 압수수색 때) 촬영해 온 미술품들이 일치하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비자금으로 구입했다’는 의혹이 짙은 미술품들을 중심으로 구입 대금의 출처와 구입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특검은 홍송원(55·여) 서미갤러리 대표에게 출석 요청서를 보냈다.
한편 조 특검은 이날 만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대표단이 “자금 의혹 수사 외에 다른 수사는 확인된 것이 없다”고 지적하자 “경영권 불법 승계와 불법 로비 의혹은 직접 수사를 챙기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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