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웃고 개인은 운다.’ 올해 들어 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조정장에서도 매매는 계속 이뤄지는 법. 기관 외국인 개인 등 투자 주체별 움직임을 보면 외국인은 조정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둔 반면 개인은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 개인이 판 종목 평균수익률은 2.04%
25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올해 들어 24일까지 기관, 외국인, 개인이 주로 사고 판 상위 종목 10개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이 사들인 종목의 수익률이 가장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0.28%로 기관(―15.3%)과 개인(―20.03%)을 큰 격차로 앞섰다.
또 외국인이 주로 사들인 종목 중 한국가스공사(11.88%) 남해화학(32.19%) 웅진씽크빅(18.42%) 등은 큰 폭으로 올랐다. 이 기간에 코스피지수는 10.28%가 하락했다.
기관이 많이 산 종목 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없었다.
개인은 외국인과 반대였다. 개인이 산 종목은 주가가 폭락했고 판 종목은 주가가 올랐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산 현대중공업은 22.82%나 하락했으며 LG필립스LCD(―13.94%), 포스코(―15.13%) 등도 급락했다.
반면 개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 중에서는 한국가스공사(11.88%)를 비롯해 남해화학(32.19%) 삼성정밀화학(6.59%) 등 수익을 낸 종목이 많았다. 개인이 많이 판 종목 10개의 평균 수익률은 2.04%나 됐다. 사고 판 종목을 바꿨다면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셈이다.
○ 개인, “쌀 때 사자” 물타기 심해
개인이 늘 잃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코스피시장에서 개인 기관 외국인이 각각 많이 사들인 종목 상위 50개의 상승률을 보면 개인은 135.11%로 외국인(89.67%)보다 높았다. 기관은 174%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같은 상승장에서는 많은 종목이 올라 개인도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올해와 같은 조정장에서는 오르는 종목이 크게 줄어 종목을 고를 때 더욱 정교한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인이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개인은 주가가 하락했을 때 주식을 더 사들여 매입 단가를 낮추는, 이른바 ‘물타기’를 하는 경향이 강한 것도 한 요인이 된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는 종목을 고를 때 가격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며 “싸졌다고 느껴지는 종목 위주로 매입하다 보니 주가가 하락한 종목을 많이 산 것 같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외국인은 해외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내수주를 주로 산 반면 개인은 중국 수혜주를 많이 샀는데, 최근 중국 수혜주의 하락폭이 커지면서 수익률도 급락했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은 대규모 자금을 동원하기 때문에 이들이 집중적으로 사 들인 종목은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지만, 개인은 자금 규모가 작아 주가를 끌어올리기 힘든 것도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4주간의 결과만 보고 투자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른 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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