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개 매입 평균 수익률 외국인 -0.28% 개인 -20.03%

  • 입력 2008년 1월 26일 02시 48분


‘증시 급락에 개미도 추락’…올해 투자 수익률 분석해보니

《‘외국인은 웃고 개인은 운다.’ 올해 들어 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조정장에서도 매매는 계속 이뤄지는 법. 기관 외국인 개인 등 투자 주체별 움직임을 보면 외국인은 조정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둔 반면 개인은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 개인이 판 종목 평균수익률은 2.04%

25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올해 들어 24일까지 기관, 외국인, 개인이 주로 사고 판 상위 종목 10개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이 사들인 종목의 수익률이 가장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0.28%로 기관(―15.3%)과 개인(―20.03%)을 큰 격차로 앞섰다.

또 외국인이 주로 사들인 종목 중 한국가스공사(11.88%) 남해화학(32.19%) 웅진씽크빅(18.42%) 등은 큰 폭으로 올랐다. 이 기간에 코스피지수는 10.28%가 하락했다.

기관이 많이 산 종목 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없었다.

개인은 외국인과 반대였다. 개인이 산 종목은 주가가 폭락했고 판 종목은 주가가 올랐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산 현대중공업은 22.82%나 하락했으며 LG필립스LCD(―13.94%), 포스코(―15.13%) 등도 급락했다.

반면 개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 중에서는 한국가스공사(11.88%)를 비롯해 남해화학(32.19%) 삼성정밀화학(6.59%) 등 수익을 낸 종목이 많았다. 개인이 많이 판 종목 10개의 평균 수익률은 2.04%나 됐다. 사고 판 종목을 바꿨다면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셈이다.

○ 개인, “쌀 때 사자” 물타기 심해

개인이 늘 잃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코스피시장에서 개인 기관 외국인이 각각 많이 사들인 종목 상위 50개의 상승률을 보면 개인은 135.11%로 외국인(89.67%)보다 높았다. 기관은 174%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같은 상승장에서는 많은 종목이 올라 개인도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올해와 같은 조정장에서는 오르는 종목이 크게 줄어 종목을 고를 때 더욱 정교한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인이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개인은 주가가 하락했을 때 주식을 더 사들여 매입 단가를 낮추는, 이른바 ‘물타기’를 하는 경향이 강한 것도 한 요인이 된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는 종목을 고를 때 가격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며 “싸졌다고 느껴지는 종목 위주로 매입하다 보니 주가가 하락한 종목을 많이 산 것 같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외국인은 해외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내수주를 주로 산 반면 개인은 중국 수혜주를 많이 샀는데, 최근 중국 수혜주의 하락폭이 커지면서 수익률도 급락했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은 대규모 자금을 동원하기 때문에 이들이 집중적으로 사 들인 종목은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지만, 개인은 자금 규모가 작아 주가를 끌어올리기 힘든 것도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4주간의 결과만 보고 투자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른 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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