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빈 기자의 자동차이야기]고급차가 비싼 진짜 이유

  • 입력 2008년 1월 29일 02시 59분


고급 차(車)는 왜 비쌀까요.

최신 기술과 고가(高價)의 부품이 들어가고 인테리어에 최고급 가죽도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일반 차보다 비싼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러나 그 속에는 사실 ‘프리미엄’이라는 부분이 많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거품이라고도 볼 수 있죠. 자동차 회사들은 일반 차종은 5∼10%의 이익을 남기지만 고급 차종은 10%에서부터 많게는 30%까지도 마진을 설정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가격이 1000만 원 안팎인 경차와 소형차의 대당 영업이익률은 대형차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혼다의 경차 ‘피트’는 대당 판매마진이 2∼3%(약 300달러)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브랜드도 프리미엄급으로 올라갈수록 회사가 챙겨 가는 대당 수익률은 올라갑니다. 현대자동차나 도요타 등 일반 브랜드보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고급 브랜드의 대형 차종으로 갈수록 마진은 높아지는 것이죠. 참고로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6% 수준이고, 다른 해외 자동차 회사들도 대부분 5∼9%입니다.

또 같은 모델이라도 편의장치를 많이 붙일수록 자동차 회사가 챙기는 수익은 높아집니다. 이른바 ‘깡통’ 모델이라고 불리는 베이스 모델은 손익분기점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즉, 아무런 부가장치도 달리지 않은 수동변속기 모델이 소비자에게는 가장 실속이 있는 셈이죠.

추가로 들어가는 자동변속기, 후방주차센서, 가죽시트, 선루프 등 각종 편의장치는 실제 생산에 들어가는 가격보다 훨씬 높게 책정을 합니다.

수입차 회사들도 마찬가지인데 대부분 ‘풀 옵션’으로 수입되는 고급 차들은 기본 모델보다 30% 정도 비싼 편입니다. 필요한 편의장치만 추가한다면 차의 가격을 20% 이상 낮출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자동차 가격이 싼 이유는 세금이 낮은 이유도 있지만 연간 자동차 판매가 1500만 대(한국의 15배)에 이를 정도로 소비자들의 ‘바잉파워(buying power·구매력)’가 강하고, 그만큼 업체 간의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한국도 현재 연간 100만 대에 불과한 자동차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자동차 소비자들의 주권도 높아져서 더욱 싼값에 차를 살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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