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캐주얼 게임 ‘한류 스타’로 떴다

  • 입력 2008년 1월 30일 03시 17분


깜찍한 캐릭터 쉬운 조작법… 아시아서 인기몰이

요즘 대만에서는 야구를 소재로 만든 CJ인터넷의 온라인 캐주얼 게임 ‘마구마구’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만에서 야구는 ‘국기(國技)’로 불릴 정도로 인기 있는 스포츠.

CJ인터넷은 대만야구위원회와 선수 데이터 제공에 대한 협약을 맺고 대만 프로야구 선수들의 성적을 게임 속 캐릭터에 그대로 반영했다. 시즌 성적을 토대로 한 대만리그도 새롭게 선보여 사실감을 높였다. 지난해 3월 대만에 진출한 이 게임은 서비스 시작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현지 캐주얼 게임 순위 1위에 올랐고, 지금도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 중국-대만서 게임 순위 1위 올라

최근 아시아 무대에서 국내 온라인 캐주얼 게임들이 선전(善戰)하고 있다. 캐주얼 게임은 만화와 같이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간단한 조작만으로 남녀노소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게임 장르를 말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해외 게임시장에서 인기를 누리는 국내의 대표적 게임들은 ‘리니지’와 같이 현란한 그래픽과 장엄한 스케일을 특징으로 하는 정통 다중접속 온라인 역할수행 게임(MMORPG) 장르였다. 진출 지역도 미주, 유럽 등 정보기술(IT) 환경이 좋은 국가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국내 캐주얼 게임의 깜찍한 캐릭터와 단순한 게임 조작법의 매력에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권 게이머들이 흠뻑 빠졌다. 특히 진출 지역 소비자의 기호를 고려한 현지화 전략을 적극 구사하면서 한국산 캐주얼 게임의 인기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온라인 캐주얼 게임인 넥슨의 ‘카트라이더’는 최근 중국에서 동시 접속자 80만 명을 기록했다. 2006년 중국 서비스에 들어간 이후 게임으로서는 최초로 현지 최대 검색 사이트 ‘바이두’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대만에서는 진출과 동시에 캐주얼 게임 순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키보드를 조작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예당온라인의 댄스게임 ‘오디션’은 지난해 4500만 달러(약 427억 원)라는 캐주얼 게임 사상 최고가에 중국과 배급 재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30여 개국에 수출된 이 게임은 중국 회원만 1억1000만 명에 이른다. 또 액토즈소프트의 ‘라테일’은 지난해 중국 캐주얼 게임 대상격인 ‘금수지상’을 수상했다.

○ 낮은 사양 IT 환경에도 문제없어

최근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IT 인프라스트럭처가 속속 구축되면서 국내 캐주얼 게임의 아시아 진출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태국 트루와 합작해 현지 게임 배급을 담당할 ‘엔씨트루’를 설립한 데 이어 곧 이를 통해 윈디소프트의 캐주얼 게임 ‘크레이지 몬 레이싱’을 현지에 선보일 계획이다.

단순한 캐주얼 게임은 낮은 사양의 컴퓨터와 인터넷 환경에서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특히 캐릭터가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이지 않아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동남아 문화권에서 더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준모 넥슨 사장은 “최근에는 남미와 인도 시장 개척도 활발하다”며 “국산 캐주얼 게임 산업의 해외 수출 전망은 매우 밝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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