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5개월 된 아들을 둔 주부 김미경(31) 씨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본 기저귀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기저귀 1팩의 가격이 아기가 태어날 당시보다 4000∼5000원 올랐기 때문이다.
29일 온라인 쇼핑몰 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1팩에 1만6500원이던 일본 메리즈 기저귀의 경우 최근 2만1000원으로 27.3% 올랐다. 젊은 주부들이 자주 찾는 군, 무니만, 겐키 등 다른 일본 브랜드 기저귀들도 마찬가지다.
유아용품 등 일본 제품은 엔화 약세로 품질 경쟁력에다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중에서도 일본 기저귀는 국내 브랜드보다 품질이 우수하면서 제품 가격도 20∼30% 저렴해 젊은 주부들이 선호했다.
하지만 전 세계를 뒤흔든 미국발 금융위기 불똥이 일본 기저귀로도 튀었다.
2006년 말 781원 수준이었던 원-엔 환율이 지난해 말 833원에서 28일 현재 886원 수준으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서 자금을 빼 엔화로 바꾸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올랐다.
이처럼 일본 유아용품 값이 올랐지만 일본 브랜드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는 꾸준한 편이다. 옥션 임주형 유아담당 카테고리 매니저(CM)는 “일부 소비자가 가격이 오르기 전에 물건을 사재기해 상당수 제품이 품절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