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홍콩에서 ‘비바 홍콩’(사진)이라고 적힌 지도는 한국 교민이나 여행객에게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 애니메이션 지도를 만드는 SH커뮤니케이션즈 이지현 대표는 7년 전 남편을 따라 이곳에 온 평범한 주부였다. 말이 통하지 않아 6개월여 동안 거의 집에 틀어박혀 있었다. 이때 이 대표가 생각한 건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한국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가 담긴 지도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2년여의 준비 끝에 ‘비바 홍콩’이라는 이름의 홍콩 애니메이션 지도가 탄생했다. 가볼 만한 장소를 눈에 띄게 표시하고, 그곳의 역사적 배경까지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대중교통, 쇼핑, 호텔, 항공, 전시회 소식 등 현지의 생생한 정보가 매월 업데이트되는 것도 특징이다.
추가 비용이 드는데도, 매월 새로운 내용을 올리는 것은 홍콩의 변화가 아주 빠르기 때문이다. 3개월 전 지도는 옛날 정보가 될 정도라는 것이다.
지도 배포 장소는 공항, 호텔, 소형 환전소, 한인 기관, 한인 점포 등 다양하다. 한인 밀집지역 소형 점포와 환전소 50여 곳에는 직원들이 매주 직접 배달한다고 한다.
이 대표는 “지도는 한번 만들면 끝이 아니다”고 강조한다. 제작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배부처 확보와 수록 정보 관리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좀 더 생생한 소식과 다양한 이벤트 정보를 싣기 위해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입상한 홍콩 직원을 채용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광고 유치를 위한 영업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광고영업보다 사람들이 우리가 만드는 지도를 많이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지도 이용률이 높으면 자연스럽게 광고 문의도 들어온다는 것이다.
SH커뮤니케이션즈는 현재 30여 곳의 고정 광고주를 확보하고 있으며, 다양한 언어로 된 지도 제작 요청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올해는 영문판, 중국어판, 일본어판 출시를 계획 중이다. 또 홍콩뿐 아니라 한국인을 위한 마카오 지도, 중국 광둥(廣東) 성 지도도 제작할 계획이다. 지도 속의 캐릭터로 만든 기념품 매출도 지도 발간 이후 매년 2배씩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