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사면된 김우중(사진) 전 대우그룹 회장이 설 연휴 직후 해외여행 길에 오른다.
재계 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이 해외에서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동호 대우자동차판매 사장은 29일 밤 기자간담회에서 “김 전 회장이 해외 방문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설 연휴를 보낸 다음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을 방문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대우그룹 시절 김 전 회장의 일정을 담당하는 기획조정실 수행비서를 지냈다.
그는 “김 전 회장이 해외에서 사업 감각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안다”며 “건강은 활동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31일 사면 이후 여권과 함께 비자 발급을 준비해 왔으며, 해외 순방을 통해 ‘세계 경영’ 과정에서 친분을 맺은 지인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김 전 회장의 활동 계획에 대해 “뭘 하겠다는 이야기는 없었다”며 말을 아꼈다.
차기 정부에서의 김 전 회장 역할론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는 친분이 있는 사이라지만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은 바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그는 “김 전 회장이 아직 베트남 중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며 “이곳에서 김 전 회장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1999∼2005년 6년간 김 전 회장의 해외생활에 대해 간략히 소개했다.
이 사장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해외 도피생활 초반에는 프랑스 한 모노레일 업체의 도움을 받았다. 이 회사 사외이사로 선임돼 연 30만 달러의 급여를 받고, 프랑스 여권으로 활동했다는 것.
또 최고위층과의 친분으로 골프장을 끼고 있는 태국 리조트에서도 한동안 생활했다고 한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