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여행과 유학이 크게 늘어 서비스 수지 적자가 사상 처음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로써 서비스 수지 적자는 3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상품 수출이 늘어 경상수지는 적자를 면했지만 한국의 공장에서 상품을 생산 수출해 번 달러를 서비스에서 쓰는 상황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 경제 전문가들은 서비스는 전형적인 미래 산업으로 이 부문의 경쟁력 강화 없이는 선진국 진입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 현 정부 임기 중 2.8배로 늘어
30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07년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서비스 수지 적자는 2006년보다 16억1420만 달러 늘어난 205억7490만 달러(약 19조3404억 원)로 한은이 국제수지 집계 방식을 바꾼 1980년 이후 가장 많았다.
1990년 이후 한국의 서비스 수지는 ‘반짝 흑자’를 냈던 1998년을 제외하고 줄곧 적자를 내고 있다. 현 정부 첫해였던 2003년(74억2420만 달러 적자)에 비해 사실상 임기 마지막 해였던 지난해 적자 규모는 2.8배로 증가했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지난해 여행 및 유학·연수비용이 포함된 여행수지 적자만 150억9330만 달러로 2006년보다 20억3060만 달러(15.5%) 늘면서 서비스 수지 적자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경영·법률·회계 컨설팅, 연구개발(R&D), 광고·홍보 등 ‘선진국형 지식산업’ 분야를 포함한 사업서비스 수지도 83억8430만 달러 적자였다. 사업서비스 적자 역시 2002년 이후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급증하고 있다. 또 특허권 사용료도 31억5500만 달러 적자였다.
한국금융연구원 이규복 연구위원은 “사업서비스 수지와 특허권 사용료의 적자는 한국이 나가야 할 지식산업 분야 경쟁력이 여전히 떨어진다는 뜻”이라며 “이 부분은 단기간에 경쟁력을 높이기 어려워 적자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 경제 성장 악영향 우려
서비스 수지의 적자가 크게 늘면서 경상수지도 제자리걸음을 했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59억5430만 달러로 2006년(53억8520만 달러)보다 5억6910만 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문제는 올해 경상수지 전망은 더 어둡다는 것. 한은은 고(高)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올해 경상수지가 30억 달러 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