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제계에선]令 안통하는 ‘금융감독 밥그릇 싸움’

  • 입력 2008년 2월 1일 02시 42분


금감위장 “독자행동 금지” 지시에도 금감원 노조 ‘개정안 저지’ 집회

○…정부의 조직 개편 방안을 둘러싼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갈등이 점입가경. 김용덕 금감위원장 겸 금감원장이 “금감원은 비상대책위원회를 해체하고 독자 행동을 금지하라”고 지시한 다음 날 금감원 노조가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조직 수장(首長)의 말도 먹히지 않는 분위기. 금감원 노조는 또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이 국회에서 “(금융감독기구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 입법 과정에서 금감원도 참여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위증을 했다”며 반발하는 등 개정안 통과를 막기 위해 총력. 이를 놓고 한 금융회사 임원은 “전형적인 밥그릇 싸움을 보는 것 같다”며 “예전에 ‘법(재경부, 금감위)은 멀고 주먹(금감원)은 가깝다’는 말이 있었다. 주먹이 두 개가 되지나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삼성 잇단 악재에 낙담… 또 낙담…

○…삼성그룹은 비자금 특별검사 수사, 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에 이어 31일 삼성자동차 채권 환수 소송에서 법원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자 “악재가 겹쳤다”며 크게 낙담하는 분위기. 삼성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여론이 우호적이지만은 않아 이런 악재에 적극 대응하기조차 어렵다는 것. 삼성의 한 관계자는 “예컨대 특검팀은 삼성 계열사 주요 최고경영자(CEO)들이 소환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데, 이들은 피의자가 아니라 참고인 신분일 뿐”이라면서도 “특검을 자극할까 봐 이런 주장도 대놓고 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하소연. 또 다른 임원은 “권투 경기를 예로 들자면 외부 펀치에 대해 가드를 하지 않고 주먹을 내려놓고 있는 형국”이라며 “가드를 하지 않으니 힘은 들지 않지만 아프다”고 자조.

한진, 대한통운 인수전 가세 뒷말 무성

○…한진그룹이 최근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든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 운송회사인 ㈜한진을 계열사로 둬 대한통운을 인수하더라도 시너지 효과가 높지 않은 상황인데도 한진 측이 뒤늦게 참여를 선언한 것은 라이벌인 금호아시아나가 높은 가격을 써 내도록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재계 일각에서 나오기도. 실제로 최저입찰가격이 2조4000억 원이었던 이번 인수전에서 다른 기업은 모두 3조5000억 원 이상을 써 낸 반면 한진은 2조7000억 원 안팎을 적어 낸 것으로 알려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한진은 대단하고 강한 기업”이라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고 금호가 4조 원대 초반 가격을 적어 내는 데 원인 제공을 했다는 주장. 재계 관계자는 “대한통운의 우발 채무와 부동산 가치를 감안할 때 비싼 가격이라는 얘기가 많다. 한진의 ‘전략’이 성공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귀띔.

대성그룹 태안사고 관련 글 해명 진땀

○…대성그룹 김영훈 회장이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삼성중공업을 비판하는 듯한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뒤늦게 수습하느라 진땀. 문제의 내용은 “태안 기름 유출 사고 관련자인데도 법적인 판결이 나올 때까지 공식적 견해를 발표할 수 없다는 원론적 발언만 한 기업의 제품을 사겠느냐”는 것. 국내 일부 언론이 이를 두고 ‘삼성중공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고 보도하기 시작하자 대성그룹은 “기업의 사회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례를 든 것일 뿐 특정 기업을 비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진화에 나서. 김 회장도 블로그에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향의 기사들이 보도되고 있다”며 “불필요한 오해와 확대 해석을 하지 않기를 당부드린다”는 내용의 해명성 글을 올리기도.

효성 “중견 섬유업체로 인식 억울”

○…최근 몇 년 새 활발하게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효성그룹이 여전히 ‘중견 섬유업체’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데 대해 불만스러운 표정. 효성은 중공업, 태양광발전사업에 이어 최근에는 건설 시공능력 45위인 진흥기업까지 인수하면서 올해 매출 목표를 6조 원으로 잡고 의욕적으로 출발한 상황. 그런데도 아직 코오롱 등과 함께 국내 섬유업계 대표 회사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 효성의 한 임원은 “(합성섬유인) 스판덱스 세계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르는 등 섬유가 그룹의 중요한 축이긴 하지만 중공업, 건설 등 다양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는데 여전히 섬유업체로 불리는 것은 억울하다”고 토로.

“고객 마음 읽어라” LG전자 콜센터 매뉴얼 화제

○…지난해 소비자시민모임이 주는 ‘전화민원 친절 대상’을 받은 LG전자 고객콜센터의 ‘불만 고객’ 응대 5단계 매뉴얼이 그룹 내부에서도 화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엘리베이터 안 액정표시장치(LCD) 게시판에는 △고객의 감정을 수용한다 △사과한다 △한계를 정한다 △업무와 관련된 대화를 시작한다 △대안을 제시한다 등 단계별 매뉴얼이 영문으로 번역돼 소개되기도. LG 관계자는 “LG 제품이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는 콜센터 상담원뿐만 아니라 모든 임직원이 숙지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게시한 것”이라고 설명.

마사회 ‘승마 생활화’ 의욕적 투자 눈길

○…지난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출범한 가운데 한국마사회(KRA)가 ‘승마 생활화’에 의욕적으로 투자할 방침이어서 눈길. 마사회는 현재의 승마 인구 2만 명을 2012년까지 20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계획 아래 지방자치단체들과 협력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승마를 레포츠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농촌 지역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논리. 마사회는 지난달 23일 낙동강 주변을 승마장과 트레킹 코스로 개발하는 내용의 ‘낙동강 프로젝트’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경북도와 체결했으며 2일에는 경기 화성시 인근 330ha 용지에 재활치료 전문 승마장 등이 포함된 관광공원을 설립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할 계획.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기마문화 전통이 살아 있는 몽골과 몽골 경마장 건설 지원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고.

산업부·경제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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