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기금 금리를 추가로 내리면서 한국에서도 금리 인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상당수 경제 전문가는 세계적 경기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 한국은행도 서둘러 콜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지금 금리를 낮추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의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31일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여러 지표에서 경기 위축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금리를 순차적으로 0.5%포인트 내려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위원도 “미국이 금리를 2%대까지 내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새로 들어서는 한국 정부도 경기 위축을 두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금융계에서는 2분기(4∼6월) 들어 물가 상승세가 주춤하면 한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도 나온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찮다.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시장금리가 높았던 것은 높은 정책금리 탓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은행권의 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면서 “시장금리가 정상화되고 있어 정책금리 인하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31일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전날보다 0.1%포인트 떨어진 연 5.5%로 마감됐다. 하루 하락 폭으로는 3년 2개월 만에 최대치다.
주가가 떨어지면서 자금이 은행으로 몰리면서 은행들이 CD 발행을 줄인 것이 금리 하락의 원인. 이로써 지난해 말부터 급등했던 CD 금리는 지난해 11월 말 이전 수준으로 내려갔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