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물량 우리가 1위” 현대택배- 대한통운, 자존심 경쟁

  • 입력 2008년 2월 1일 02시 42분


인터넷 활성화로 작년 괄목 성장… “서비스 개선 노력부터” 지적도

국내 택배업계 1위 자리를 놓고 대한통운과 현대택배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과 TV홈쇼핑의 활성화 등으로 택배 물량이 크게 늘면서 ‘1위 프리미엄’을 잡기 위해 물량뿐만 아니라 자존심 대결도 만만치 않다.

주요 택배회사가 발표한 2007년 물량
회사2007년 택배물량
현대택배1억3260만
대한통운1억2242만
CJ GLS1억1400만
한진1억713만
(단위: 상자) 자료: 각 회사

대한통운은 지난해 택배 물량이 1억2242만 상자로 한 해 전보다 4000만 상자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택배업계 1위에 올랐다고 31일 밝혔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1992년 한진, 1993년 대한통운과 현대택배가 진출한 뒤 한진과 대한통운이 1, 2위를 다투다가 1998∼2006년에는 현대택배가 1위를 차지했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투자액 4200억 원 가운데 절반가량을 택배사업에 투자해 좋은 성과를 올렸다”며 “지난해 각 회사의 분기별 발표 수치로 봤을 때 대한통운이 업계 1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에 인수된 대한통운은 올해 한국복합물류 지역창고를 활용해 연간 2억 상자 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택배는 이날 “지난해 택배 물량이 1억3260만 상자로 집계돼 대한통운을 앞섰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도 연간 물량이 전년(9700만 상자)에 비해 약 4000만상자 늘어났다.

현대택배 측은 “국내 택배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물류 아웃소싱을 하는 기업 고객이 늘고 있다”며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택배업계 1위를 지켜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통운 측은 “현대택배는 공식 택배물량을 발표하지 않고 있어 비공식적인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기 힘들다”고 했다.

국내 택배업계 선두권인 두 업체의 치열한 경쟁에 이어 CJ GLS도 지난해 택배 물량이 1억1400만 상자로 집계됐다. 이 회사는 매년 10∼20%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진도 지난해 1억713만 상자를 처리해 전년(8600만 상자)에 비해 2000만 상자가 늘었다.

한편 택배업체들의 경쟁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도 들린다. 대한통운과 현대택배는 서로 1위라는 주장을 반박하고 있고 일부 업체는 정확한 수치 공개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택배업계의 한 관계자는 “택배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이익도 잘 내지 못하면서 순위 다툼을 하는 건 무의미하다”며 “경쟁에 앞서 각 회사가 질 높은 서비스 제공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현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택배 물량은 늘고 있지만 규모가 작은 대다수 회사는 적자를 내고 있다”며 “택배업체들이 공급업체와 동등한 파트너십으로 단가를 적정하게 정하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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