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지재권 분야 사실상 타결

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제6차 협상에서 지적재산권 분야가 사실상 타결됐다.

한국과 EU는 3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FTA 6차 협상 4일째 회의를 열고 지적재산권, 서비스 및 투자, 지속가능한 발전, 원산지 분야를 협의해 지적재산권 분야 협상을 사실상 타결했다.

우리 측은 현재 상표권과 저작권에만 인정하고 있는 통관보류 요구권을 특허권, 디자인, 지리적표시(GI), 식물 신품종 분야로 확대해 달라는 EU 측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통관보류 요구권은 지재권 권리자가 지재권 침해 상품의 통관을 보류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특허권은 FTA 발효 후 2년 후, 나머지 분야는 협정 발효 즉시 시행된다.

이날 EU 측은 지적재산권 분야의 난제로 꼽히던 △음식점 등 공공장소에서 음악을 틀 때 저작인접권자에게 보상금을 주는 공연보상청구권 △의약품 자료독점권 10년 보장 요구 등을 철회하면서 실마리가 풀렸다.

지적재산권 분야의 또 다른 쟁점인 포도주·증류주, 농산물에 대한 ‘지리적 표시’는 이번 협상에서 타결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U 측은 농산물의 ‘지리적 표시’에 대해서도 포도주·증류주와 같은 정도로 보호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국내에서 포도주와 증류주는 농산물보다 더 엄격한 ‘지리적 표시’ 보호 제도를 운영해 EU와는 차이가 있다.

한편 핵심 쟁점인 원산지 인정, 서비스 및 투자분야에 대해서는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이번 6차 협상에서 타결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