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銀-우리금융 민영화도 화두… “멀리 보고 투자해야”
지난달 17일 금호아시아나컨소시엄은 대한통운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대형 인수합병(M&A)에서 우위를 차지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이 그룹 계열사 가운데 주 인수자 역할을 맡은 대우건설의 주가는 1만6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3만 원을 넘었던 지난해 7월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4조 원이 넘는 인수금액 때문에 재무구조 악화, 이자비용 증가 등의 후유증이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대우건설 같은 회사의 주식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조언한다. 단기적으로 주가 조정이 있겠지만 M&A를 통해 ‘중장기 상승 동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올해에는 국내에서 크고 작은 M&A가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합종연횡이 활발한 증권사들을 비롯해 현대건설,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 같은 대어(大魚)급 M&A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 올해 증권사들의 화두는 M&A
내년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몸집을 키우려는 기존 증권사들과 증권업에 신규 진출하려는 대기업들의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신흥증권 외에 한양증권, 골든브릿지증권, 유화증권, 부국증권 등 시가총액이 5000억 원 이하인 증권사들이 M&A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선호 연구원은 “내년에 자통법이 시행되면 중소형 증권사는 독자 생존이 쉽지 않다”며 “SC제일은행 등 잠재적 매수자도 많아 중소형 증권사의 M&A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우증권은 한국산업은행과의 연계로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수혜주로 꼽힌다.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형 투자은행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주가 프리미엄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두산, SK, LG 등의 지주회사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용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체제는 다른 형태의 기업지배구조에 비해 M&A에 유리하다”며 “이명박 정부가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예상돼 지주회사들의 M&A 능력이 증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초특급 M&A 급류 타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산업은행과 우리금융지주 등 정부 소유 금융회사의 민영화를 앞당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이 지분을 소유한 하이닉스, 현대건설, 대우조선해양의 M&A 추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1∼6월) 하이닉스 지분 매각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 확실한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없지만 LG그룹, 현대그룹, 현대중공업이 잠재적 인수자로 점쳐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포스코와 동국제강이 인수전에 참여할 뜻을 밝힌 가운데 GS그룹, 두산그룹, 현대중공업, STX 등도 인수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상반기에 인수가 추진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또 현대건설은 2분기(4∼6월)에 인수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증권 이창근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매각주간 증권사는 2분기 중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M&A주에 투자하려면 단기적으로 매매차익을 노리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것을 권한다.
대신증권 김용식 연구원은 “올해는 1년 내내 M&A 관련 주가 테마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인수 후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주요 M&A 예정 기업의 주가 추이 | |||
기업 | 지난해 2월 1일 종가 | 올해 2월 1일 종가 | 내용 |
대우조선해양 | 2만7750원 | 3만1600원 | 상반기 중 인수 작업 시작 전망 |
하이닉스 | 3만1150원 | 2만5300원 | 상반기 중 지분매각 시작 가능성 있으나 불투명 |
현대건설 | 4만9550원 | 6만8000원 | 2분기 중 매각 주관 증권사 선정 전망 |
대우증권 | 1만5800원 | 2만3600원 | 산업은행 주도의 지주회사 편입 가능성 |
쌍용건설 | 1만5600원 | 1만5800원 | 동국제강, 아주그룹, 오리온, 남양건설, 군인공제회 등 5개사 예비입찰 참여 |
기업은행 | 1만7900원 | 1만7400원 |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안으로 M&A 가능성 |
자료: 한국증권선물거래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