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휴대전화 사업 철수 검토”

  • 입력 2008년 2월 2일 03시 00분


가디언 보도… 세계시장 판도 대변화 예고

모토로라가 실적이 부진한 휴대전화 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일 “모토로라가 휴대전화 사업을 포기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모토로라는 지난달 31일 “회사의 구조적, 전략적 재편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각 사업 부문의 성장과 더 나은 고객 서비스를 위해 휴대전화 부문을 다른 사업에서 분리할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AP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모토로라의 구상이 자회사 또는 합작회사 설립인지, 분리 매각인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완전 매각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세계 3위 사업자인 모토로라가 실제로 휴대전화 사업을 어떤 형식으로든 정리할 경우 세계 휴대전화 시장 판도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토로라는 2005, 2006년 ‘레이저 폰’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한때 세계 1위 노키아를 위협하기도 했으나, 후속 모델의 잇단 실패로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모토로라의 매출과 휴대전화 판매량은 각각 190억 달러, 1억5900만대로, 노키아(544억4000만 달러, 4억3701만 대)와 삼성전자(208억4000만 달러, 1억6110만 대)에 모두 뒤졌다.

특히 노키아와 삼성전자는 각각 21%, 11%의 영업이익률을 보인 반면 모토로라는 ‘톱3’ 중 유일하게 영업 적자를 냈다.

이 때문에 미국 신용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모토로라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췄다.

가디언은 “모토로라의 기술력이 멀티미디어 기술을 요구하는 유럽과 북미 시장에 적합하지 않고 개발도상국의 저가 시장 공략에도 실패했다”고 몰락 이유를 분석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모토로라가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휴대전화 사업을 쉽게 접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회사로의 분리와 같은 구조조정을 구상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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