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조사처 이현출 정치의회팀장은 “국회 안에서 ‘총대를 멜’ 의원이 없는 만큼 여야 지도자들이 특단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과거의 여야 영수회담 같은 채널을 복원해 이 당선인과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가 이 문제를 격의 없이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과 손 대표는 모두 지난해 대선 기간 중 한미 FTA 찬성 의사를 밝혔으나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농민 표를 의식해 실제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해서는 거의 한 일이 없어 ‘언론 인터뷰용’이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박종남 조사2본부장은 “현 정부는 의지가 사라진 것 같고, 이 당선인은 정부조직 개편 문제로 한미 FTA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는 것 같아 답답하다”며 “처리는 못하더라도 동의안을 상임위에 상정해 논의의 시작은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미 FTA 찬성이 곧 ‘정치적 자살’로 여겨지는 농촌 지역구 의원들이나 충청 호남 지역에서 의석수 확보가 절실한 대통합민주신당 측이 이 문제를 거론하기 어려운 만큼 문제 해결의 열쇠는 이 당선인을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에 달려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인하대 경제학부 정인교 교수는 “한나라당이 주도적으로 모양새를 갖춰 신당과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고 각 당 지도부가 농촌 출신 의원을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이 당선인을 중심으로 한나라당이 국회 비준동의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일부가 여기에 동참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