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비준 찬성 53%, 이번 국회 통과 안될것 60%”

  • 입력 2008년 2월 13일 02시 50분


‘한미 FTA 2월국회 처리’ 의원 247명 설문

국회의원 10명 중 5명가량이 개인적인 소신으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2월 임시국회 비준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미 FTA 비준에 반대하는 국회의원은 10명 중 2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10명 중 6명가량이 4월 총선을 앞둔 정치적 계산 등으로 인해 이번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거를 눈앞에 둔 국회의원들의 눈치보기가 국가 이익을 막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의원들의 이해(利害)가 국익(國益)과 상충하는 딜레마를 돌파하려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여야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한미 FTA 비준안 통과를 추진하는 ‘용기의 리더십’을 보여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아일보는 재적 의원 298명 전원을 대상으로 국회 비준동의 절차가 표류하고 있는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중 국회의원 247명이 설문조사에 응했고 27명은 답변을 거절했으며, 24명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설문 결과 2월 임시국회에서 한미 FTA를 비준해야 한다고 응답한 의원은 132명(53.4%)이었으며 반대한 의원은 55명(22.3%)이었다. 53명은 농어민 대책 등을 추가로 논의한 뒤 다음 국회에서 처리하자고 답했다. 정당별 찬성 비율을 보면 한나라당 79.0%, 민주당 66.6%, 대통합민주신당 31.1% 등이었다.

2월 임시국회에서 비준될 것으로 전망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비준될 것’이라는 응답이 67명으로 ‘안 될 것’이라고 답변한 148명에 비해 훨씬 적었다. 비준이 지연되는 이유는 △총선 표를 의식한 농촌 지역구 의원들의 반대 △정부조직 개편 등 최근 정치권 정쟁(政爭) 때문 △당론이 정해지지 않아서 △후속대책 등 준비가 덜 됐기 때문 등의 순으로 지목됐다.

미국 의회가 한미 FTA 비준을 위해 한국에 요구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에 대해서는 반대(153명)가 찬성(81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인하대 경제학부 정인교 교수는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개별 의원들은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만큼 여야 최고지도부가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고 의원들을 독려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여야 대표가 대타협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지난해 9월 제출한 비준동의안이 아직도 국회에 상정조차 안 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자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가 ‘11일 위원회 상정’을 결정했지만 강기갑(민주노동당) 의원의 회의실 점거로 상정이 지연되고 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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