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좋고 값싼 중저가 와인 더 들여올 겁니다”

  • 입력 2008년 2월 14일 02시 58분


동원와인플러스 김상용 사장

“한국에서는 와인이 자신의 부를 상징하는 수단이 됐지만 원래 와인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겸손’한 술입니다.”

김상용(49·사진) 동원와인플러스 사장은 1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와인회사 전문경영인이 즐겨 마시는 와인은 무엇이냐고 묻자 “2만 원대 중저가 와인”이라며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동원그룹 계열사인 동원와인플러스는 세계 40여 개 와이너리(포도주 양조장)에서 와인을 수입, 유통하는 와인 전문회사다.

김 사장이 지난해 11월 동원와인플러스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하기 전 그의 직업은 대한민국 사교육시장 1번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서울아카데미국제학교 영어교사였다.

그는 앞서 두산그룹 식품사업 분야에서 굵직굵직한 여러 해외 사업을 했다. 2002년에는 와인전문업체 나라푸드로 자리를 옮겨 2년 만에 회사 매출을 65억 원에서 200억 원으로 늘리기도 했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마케팅 전문가에서 영어교사로 변신했던 것.

“주로 해외 비즈니스를 해온 터라 영어와 일본어만큼은 자신이 있었죠. 한국 토종으로 영어 고수(高手)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을 전파하고 싶었지만 남들이 볼 때는 ‘엉뚱한 선택’을 한 셈이죠.”

국내 와인시장 규모가 5000억 원 수준으로 커지면서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와인 유통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와인에 투자하는 금융상품까지 나왔다.

이처럼 와인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김 사장은 감성 마케팅을 전략으로 내세웠다.

“와인이 담긴 잔을 흔들고 그대로 두면 얇은 막이 형성돼 흘러내리죠. 와인 애호가들은 이것을 ‘와인의 눈물’이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감성적인 술이죠.”

와인은 소주나 맥주처럼 대량 생산되는 술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이나 브랜드보다는 개개인의 취향을 겨냥한 마케팅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올해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1만 원대 중반의 미국, 칠레산 와인을 적극 들여올 계획이다. 와인과 관련된 영어서적 집필도 준비하고 있다.

“제 영문 이름이 부자를 뜻하는 ‘리처드(Richard)’입니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와인을 드세요. 누구와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은 몸도 마음도 풍요롭게 해줍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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