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협상 타결 후 10개월, 정부에서 국회로 이송된 지 5개월 만인 13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상정됐다.
김원웅 통외통위원장은 이날 상임위 토론에 앞서 여야가 합의한 대로 표결 없이 동의안을 상정했다. FTA 반대 의사를 밝혀 온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상임위에 불참했고, ‘추후 논의’를 주문해 온 대통합민주신당 최성 의원은 상정 직후 “기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회는 15일 열리는 통외통위 공청회를 시작으로 FTA 비준 동의안을 본격 심의하며, 상임위 표결이 완료되면 본회의에 상정된다.
한나라당 의원의 대다수 및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중 일부는 2월 임시국회 내 동의안 비준을 다짐하고 있지만 대통합민주신당 및 민주노동당의 다수 의원이 반대 혹은 미국 의회의 비준 일정과의 연계를 요구하는 만큼 4월 총선 이전의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날 회의는 민노당 의원들이 11, 12일 통외통위 회의장을 점거해 회의 자체가 무산됨에 따라 일반회의장으로 장소를 옮겨 진행됐으며 방호원들은 통외통위 관계자를 제외한 사람들의 회의장 접근을 차단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의회도 소극적인데 한국의회가 먼저 처리할 이유가 없다”는 질문이 나오자 미 의회의 연내 통과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미 하원은 공화당이 약 200석, 민주당이 약 220석인데, 자유무역에 우호적인 공화당에서 170∼180석을 확보한 뒤 민주당에서 50석 가량 확보하면 과반수를 확보할 수도 있다는 게 미 행정부의 표 계산”이라고 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