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美 CEO들이 즐겨쓰는 단어는…‘headwind(역풍)’

  • 입력 2008년 2월 15일 02시 59분


‘headwind(역풍).’

요즘 미국 최고경영자(CEO)들이 즐겨 쓰는 단어 중 하나다.

릭 왜거너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은 지난달 17일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들과의 콘퍼런스에서 “최근 자동차 업계는 강한 역풍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리 양 야후 CEO도 지난달 “우리는 올해 전략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계속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와코비아은행, 하인즈 등의 CEO도 올해 기업경영 환경을 설명하면서 ‘역풍’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 CEO들이 최근 들어 ‘역풍’이라는 단어를 자주 쓰는 이유는 지금처럼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좋은 실적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가 있다면 그동안 경제에 순풍(tailwind)이 불어 실적이 좋았을 때에는 CEO들이 좀처럼 순풍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

이 때문에 CEO들의 잦은 역풍 언급은 ‘안 되면 남의 탓, 잘되면 내가 잘해서’라는 전형적인 인간 심리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991년 역풍이라는 말을 사용한 뒤 이 표현이 유명해졌다고 전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당시 “미국 경제가 힘차게 나아가고는 있지만 시속 50마일의 역풍을 맞으면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처한 상황을 바다에서 맞바람을 받으면서 항해하는 배에 비유한 것이다.

벤 버냉키 FRB 의장도 지난해 11월 “주택시장 침체, 신용 경색, 주가 하락이 앞으로 소비자들에게는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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