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동수원지점 이남옥 차장은 2006년 7월부터 11개월 동안 핀란드 헬싱키경제대가 운영하는 경영학석사(MBA)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재무, 마케팅, 전략 등의 과정을 국내에서 공부했고 마지막 한 달은 헬싱키 현지에서 수업을 받았다. 이 차장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공부하느라 고생도 많았지만 마케팅, 협상기술 등 실무지식을 배울 수 있었다”며 “회사에서 비용과 시간을 지원해 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최근 ‘핵심 인재가 곧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MBA 교육 지원은 물론 사내 대학을 통한 전문 교육과 온라인 교육 지원에 적극적인 기업이 늘고 있다.》
○ MBA 통한 핵심 인재 양성
기업은행은 ‘기은 MBA’ 제도를 올해로 4년째 운영하고 있다. 차장급 이상 직원 20여 명을 대상으로 1년간 주말 강의를 제공한다. 졸업 후에는 헬싱키경제대의 금융산업 경영학 석사학위가 주어진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990년부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과 산학(産學) 협동 프로그램으로 ‘금호아시아나 MBA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졸업자는 2000명이 넘는다.
온라인 MBA 교육을 지원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STX그룹은 지금까지 100여 명의 사원에 대해 온라인 MBA 과정을 지원했다.
○ 사내(社內) 대학도 인기
대한항공의 ‘정석대학’은 1988년 국내 처음으로 개설된 사내 기술대학이다. 회사가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학위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지금껏 2900여 명이 졸업했다.
삼성도 고졸 출신의 반도체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삼성전자 공과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 인재 육성을 위해 1989년 ‘반도체 사내 기술대학’으로 시작했다. 2002년 석사 및 박사 과정을 개설한 데 이어 2005년 3월에는 정규 학사 학위를 수여하는 대학으로 발전했다.
롯데쇼핑은 1993년 유통 전문인력 양성기관인 ‘유통대학’을 개설했다. 매년 40∼50명의 사원을 뽑아 유통 관련 전문지식을 가르친다.
제너시스는 2000년 ‘치킨대학’을 만들고 임직원에게 신(新)경영기법, 점포 운영법, 창업 등 직급별 실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 회사가 곧 배움터
아모레퍼시픽 홍보팀 김효정 과장은 올해 공부할 과목을 놓고 고민 중이다. 일반 직무, 교양, 역량 개발 등으로 나뉜 각종 온라인 교육 가운데서 50학점 이상 시간표를 짜 제출해야 한다.
김 과장은 “회사가 ‘러닝포인트제’를 운영하면서 전 사원이 매년 50학점 이상 온라인 강좌를 이수하고 있다”면서 “업무를 보면서 손쉽게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메디포스트’도 마케팅, 지원, 연구 부문으로 나눠 온라인 강좌를 6개월에 40시간 이상 의무적으로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 온라인 교육업체 휴넷의 조영탁 사장은 “기업마다 수익 창출의 핵심이 ‘인재’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해 오기보다 사내 교육제도를 통해 직접 인재를 육성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