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5일 국세청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국세청에 수사관을 보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 등 이 회장 일가의 납세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관련 자료를 정리한 뒤 제출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수차례 국세청에 자료 제출을 요청했으나 국세청이 “개인 금융자료가 포함돼 있어 관련법에 저촉될 우려가 있다”면서 자료 제출을 거부해 왔다.
특검팀은 국세청 압수 자료가 도착하는 대로 이 회장 일가의 납세 기록 등을 분석해 차명계좌 자금과의 연관성을 밝힐 계획이다.
특검팀은 이날 차명계좌를 통한 비자금 의혹 조사를 위해 차명계좌 명의자인 안정삼 삼성전기 상무,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 사건의 피고발인인 김종환 전 삼성SDS 전무를 소환 조사했다.
차명 증권계좌 관련 조사를 위해 이날 출석하기로 했던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조사가 연기됐다.
특검팀은 또 삼성 측 차명 자금이 유입된 정황이 포착된 국제갤러리 간부를 불러 삼성가 인사들과의 미술품 거래 경위 등을 조사했다. 이어 국제갤러리 측에 비자금 의혹 확인을 위해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 등 삼성 측 미술관과의 거래 명세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검팀은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첫 소환 조사를 받은 이학수 부회장 겸 전략기획실장에 대해 앞으로도 몇 차례 더 소환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윤정석 특검보는 “이 부회장은 특검 수사의 전반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