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31일 동아일보 토요일자 경제섹션 ‘위크엔드 동아경제’ 신설에 맞춰 시작된 ‘업종별 입사선호 기업’ 시리즈가 이달 16일 두산중공업(40회)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11개월 가까이 연재된 이번 시리즈는 한국을 대표하면서도 젊은층의 입사 선호도가 높은 40개 대기업의 실태와 조직문화를 매회 2개면에 심층 분석해 실으면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관련 기사는 입사 희망자들 사이에서 면접에 앞서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입사 시험 족보’나 ‘면접 지침서’로 불렸다. 각 기업은 이 시리즈를 사내(社內) 교육은 물론 영업·마케팅 자료로도 활용했으며 회사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 11개월 연재… 40개 한국 간판기업 파헤쳐
지난해 3월 31일 삼성전자를 소개하면서 시작된 시리즈 1부는 같은 해 9월 8일까지 20개 기업을 소개했다.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더 많은 대기업을 소개해 달라”는 독자들의 요청이 잇따라 1부가 끝난 바로 다음 주인 9월 15일부터 출발한 2부는 해를 넘겨 이달 중순까지 이어졌다.
‘업종별 입사 선호 기업’은 전기전자 업종의 양대 주자(走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포스코와 현대제철(철강),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행), SK텔레콤과 KT(정보통신), 현대자동차와 로노삼성자동차(자동차), 삼성생명과 대한생명(보험), SK㈜와 GS칼텍스(정유), 신세계와 롯데쇼핑(유통) 등을 다뤘다. 또 LG화학과 한화석유화학(석유화학),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증권), CJ 농심 한국야쿠르트(식품음료),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조선),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건설), 유한양행과 동아제약(제약),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항공), 삼성물산과 대우인터내셔널(무역)도 소개했다.
한 기업을 보도하기 위해 3, 4명의 기자가 한 팀을 이뤄 3, 4주 이상의 기간을 투자했다. 최대 수천 쪽에 달하는 사사(社史)를 탐독하는 것으로 시작해 해당 기업의 임직원 수십 명을 직접 면담 취재했다. 또 객관적 평가를 위해 동종 업계의 경쟁사 임직원이나 전문 애널리스트들의 얘기도 들었다.
○ 기업과 채용시장의 뜨거운 반응
토요일에 기사가 나간 기업에서는 주말을 넘기고 월요일 아침에 열리는 고위 경영간부회의에서 단연 화제가 됐다.
주말에 기사를 보지 못한 해당 기업 및 경쟁업체들의 임직원들이 월요일 출근 후 동아일보 기사를 다시 찾아보는 모습도 눈에 많이 띄었다.
인터넷의 각종 취업정보 카페와 블로그 등에서도 큰 화제를 모아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영향력을 보였다고 채용정보업체 ‘커리어’ 관계자는 전했다.
남중수 KT 사장은 보도가 나간 뒤 “지적해 주신 대로 좋은 점은 더 발전시키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서 예비 취업자들이 더욱 선호하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e메일로 보내왔다.
김원배 동아제약 사장은 “이번 보도를 계기로 동아제약을 더욱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키워 나가겠다”는 전화를 직접 걸어왔다.
아시아나항공은 기사가 나간 직후 월요일 사내 게시판에 감동의 글로 도배가 됐다고 한다. 한 직원은 익명 게시판에 “초등학교 6학년생 딸이 동아일보를 보고 친구들에게 아빠 회사를 자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소개했다.
영업이나 교육 자료로도 적극 활용됐다.
손영신 대한생명 상무는 “전국 영업소에서 보험설계사들의 교육 자료로 동아일보 기사를 사용하고 있다. 기사 게재 직후 회사 홈페이지의 방문자 수가 25%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박찬 신한은행 부행장도 “‘열린 조직 문화로 가되 개인플레이는 안 된다’는 내용이 기사에 소개되는 등 신한은행을 제대로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처음 공개된 정보도 많아
직장인 및 구직자의 최대 관심사인 연봉을 이번 시리즈를 통해 처음 공개한 기업이 적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직급별 평균 연봉뿐만 아니라 사원에서 임원이 될 확률이 1.0∼1.3%라는 등의 직급별 누진 승진율까지 공개해 화제가 됐다. 업종별로는 중공업 분야의 대졸 초임이 가장 높아 눈길을 끌었다. 삼성중공업 4200만∼4300만 원, 두산중공업 3900만∼4000만 원, 현대제철이 3900만∼4200만 원에 달했다.
한국 대표기업다운 놀라운 기록도 많은 화제를 낳았다. LG화학의 ‘60년 연속 흑자’, SK텔레콤의 ‘하루 평균 발신 통화 건수 2억4500만 건’, KT&G의 ‘담배 총판매량 937억6634만 개비’, 농심의 ‘신라면 누적 생산량 165억 봉지’, 한국야쿠르트의 ‘야쿠르트 누적 생산량 396억 개’ 등이 대표적이다. 산업부·경제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