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 5년 증시 성적표… 기계-건설 뛰고 통신은 기고

  • 입력 2008년 2월 19일 02시 59분


노무현 정부 들어 5년 동안 기계, 건설 업종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특히 건설업종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등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통신·전기전자 업종은 평균에도 턱없이 못 미치게 오르는 약세를 보였다.

글로벌 증시가 상승하면서 코스피지수도 크게 올랐으며 간접투자문화가 확산돼 ‘1가구 1펀드 시대’가 열렸다.

○중국 성장 수혜주 많이 올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는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2003년 2월 24일 종가와 이달 15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 코스피지수가 175% 상승했다고 18일 밝혔다.

코스피시장 내 업종별로는 기계업종이 771.12%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건설(626.35%) 운수창고(585.36%) 의약품(402.79%) 의료정밀(378.98%), 철강금속(375.06%) 등의 순이었다.

반면 통신업종은 10.53%밖에 오르지 않아 가장 상승률이 낮았다. 섬유의복(55.66%), 전기전자(88.64%) 은행(92.74%) 등도 코스피지수 평균 상승률에 훨씬 못 미쳤다.

종목별로는 현대중공업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이 기간에 현대중공업은 시가총액이 1837.82%(1조4668억 원→28조4240억 원)나 늘어나 시가총액 순위 29위에서 단숨에 3위로 뛰어올랐다. 포스코도 시가총액 순위가 6위에서 2위로 네 계단 상승했다. 시가총액 1위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반면 SK텔레콤은 2위에서 7위로 밀렸으며 KT도 3위에서 12위로 하락했다. LG전자도 8위에서 11위로 밀렸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기계 철강 등 중국 성장의 수혜를 입은 종목들이 크게 오른 반면 전기전자 등은 과잉 투자에 따른 후유증과 함께 주요 수출국인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가 부진해지면서 침체를 겪었다”고 분석했다.



노무현 정부 기간 업종별 등락 현황
업종등락률(%)
기계771.12
건설626.35
운수창고585.36
의약품402.79
의료정밀378.98
철강금속375.06
운수장비362.54
보험328.42
화학310.78
증권229.34
서비스209.24
음식료품201.58
유통149.03
금융141.04
전기가스107.86
비금속광물94.56
종이목재92.81
은행92.74
전기전자88.64
섬유의복55.66
통신10.53
코스피지수175.00
2003년 2월 24일과 2008년 2월 15일 비교.
자료 : 한국증권선물거래소

○간접투자문화 뿌리 내려

조사 기간에 코스피지수는 물론 세계 증시도 호황을 구가했다.

인도네시아 증시가 56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브라질(497.57%) 인도(445.28%) 러시아(384.97%) 중국(203.46%) 증시 등이 코스피 상승률을 앞질렀다. 반면 미국(57.14%) 일본(59.05%) 대만(70.88%) 프랑스(71.30%) 등은 상승률이 낮았다.

국내에서는 지난 5년간 간접투자문화가 뿌리를 내리면서 ‘1가구 1펀드’ 시대가 열린 것도 큰 변화 중 하나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펀드설정액은 같은 기간 190조9610억 원에서 327조2300억 원으로 늘어나 71.36% 증가했다. 특히 이 중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1079.07%(11조30억 원→129조7330억 원)나 늘어나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펀드 계좌 수도 2002년 말 362만6000개에서 지난해 말 2295만3000개로 급증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세계적인 저금리 현상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막대한 자금이 증시로 몰려 주가를 끌어올렸으며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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