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회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를 세우면 저축은행 고객의 특성에 맞는 투자 상품을 개발해 판매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거두면서 수익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금융 전문회사로 예금, 대출 업무에 주력하던 저축은행들이 금융계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종합금융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 예-대 마진 탈피 새 수익원 찾아
저축은행들의 이런 행보는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의 시행을 앞두고 고객들이 증권사 등 다른 금융회사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수익원을 다양화하기 위한 것이다.
저축은행들의 총자산 규모는 1999년에서 2006년 사이 연평균 18.4% 급성장했지만 취급 업무는 여전히 예금과 대출이 대종을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자통법 시행 이후 다른 금융회사들이 수익률이 높고 선택의 폭이 다양한 투자 상품들을 내놓으면 고객 이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용 상호저축은행중앙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증권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높은 인기를 끌면서 저축은행의 고객과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다”면서 “저축은행들이 시장을 잠식당하지 않으려면 ‘저축’에서 ‘투자’로 바뀐 고객들의 자산운용 방식에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대마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존에 이익을 내던 분야의 수익성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것도 저축은행들이 변신을 서두르는 요인이다.
저축은행은 그동안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금 금리로 고객을 유치해 왔다. 그러나 증시로 자금이 빠지고 시중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상품을 내놓으면서 수신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다. 저축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도 2003년 평균 6.85%에서 지난해 5.25%로 줄었다.
저축은행들은 또 금융감독 당국의 요구로 높은 이익을 내던 PF 대출의 비중을 올해 말까지 30% 이하로 줄여야 한다.
○ 변신에 걸림돌도 많아
저축은행들이 증권업이나 자산운용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지만 이들이 ‘종합금융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걸림돌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국내에 이 분야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은행, 증권사들과 경쟁해 우수 인력을 유치해야 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나 증권사를 새로 세우는 저축은행들은 우수 전문 인력을 얼마나 많이 유치하고,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업무 영역을 둘러싼 각종 법적 규제는 이들이 극복하기 쉽지 않은 과제다.
정찬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저축은행업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산 규모 1조 원이 넘는 대형 저축은행의 유가증권 투자 한도를 늘리는 등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 주고, 이에 적합한 새로운 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저축은행의 증권-자산운용업 진출 현황 | |
저축은행 | 현황 |
솔로몬상호 | 이달 초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KGI증권 인수 승인받음 |
토마토상호 | 5,6개 중소기업과 함께 증권중개회사 설립 준비 중 |
현대스위스 | 자산운용사 설립 준비 중 |
부산 | 자산운용사 설립 검토 중 |
중앙회 | 회원사 공동으로 자산운용사 설립 검토 중 |
자료: 각 업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