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코스피지수가 1,700 선을 회복한 지 하루 만에 다시 1,600 선으로 추락했다.
20일 서울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2.61포인트(1.90%) 급락한 1,687.91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7.99포인트(1.21%) 내린 652.76으로 마감했다.
전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가 종가 기준으로 100달러를 넘어섰다는 소식에 뉴욕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이날 한국 외의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3.25%,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09% 급락했다.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는 0.09%, 0.67% 등 소폭 하락에 그쳤지만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충격이 더 컸다.
코스피시장에서 개인투자자와 외국인은 각각 3088억 원, 434억 원을 순매입(매입 금액에서 매도 금액을 뺀 것)했으나 기관이 4287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국제유가의 급등 소식에 대한항공(―3.33%) 현대상선(―2.10%) 한진해운(―4.07%) 등 운송주가 연료비 상승 부담에 동반 약세를 보였고 LG화학(―6.19%) 호남석유(―4.42%) 등 화학주도 급락했다.
교보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유가 상승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처럼 국내 증시에 극단적인 악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서서히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