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철강회사도 일반인 상대 감성마케팅

  • 입력 2008년 2월 26일 03시 01분


‘아, 이런 기업도 있었네.’

기업을 고객으로 하는 ‘B2B(기업간 거래)’ 회사들이 새로운 홍보 전략으로 일반 소비자들에게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선박, 컨테이너, 철강 등을 만드는 B2B 회사들은 일반인에게도 부드럽고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프렌들리 마케팅’으로 고객에게 적극 다가서고 있다. B2B 회사들의 감성 마케팅은 우수 인재 채용에도 적지 않은 효과를 내고 있다.

○ 기업상대 B2B 업체들의 변신

B2B 기업의 감성 마케팅은 인쇄 광고와 TV 광고에서 두드러진다.

현대중공업은 연초에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를 광고에 등장시켜 용기와 희망을 주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해운회사 한진해운도 광고에서 제품보다 이미지를 더 강조한다. 선박, 컨테이너 대신 아이들과 돌고래를 등장시키고 ‘바다를 생각하고 당신을 생각하고 내일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광고카피를 활용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가족주의’를 내세워 신입사원과 임직원의 마음을 산 B2B 기업들도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부터 2년째 신입사원 사령장 수여식에 가족을 초청해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소중한 자녀를 회사에 보내 준 가족에게 감사함을 전한다는 취지다.

대우조선해양의 남상태 사장은 올해 처음 신입사원 부모님 앞으로 감사편지를 보내고 거제산 한라봉을 선물했다.

기업이미지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도 감성 마케팅 역할을 한다.

자동차 부품회사인 현대모비스는 교통사고 피해자 자녀들에게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 고객은 완성차 회사이지만, 안전한 부품으로 자동차 소비자와 ‘아름다운 동행’을 한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 친근한 이미지가 장기적으론 유리

전문가들은 B2B 기업이 감성 마케팅으로 우수한 인재를 모으고 기존 직원의 업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재항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장은 “해외에서는 B2B, B2C(일반고객 대상 기업)를 떠나 ‘고용 브랜드(Employer Brand)’ 육성이 중시된다”며 “우수한 입사 지원자를 모으는 동시에 기존 직원들이 ‘우리 회사가 광고에 나왔다’는 뿌듯함을 안겨준다”고 말했다.

또 B2B 기업의 감성 마케팅은 고객 기업과의 거래에서 우월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 백창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이제 전문가급인 소비자들은 상품 안의 부품, 자재에도 관심을 갖는다”며 “앞서 가는 B2B 기업들은 이미 ‘똑똑한 소비자’ 설득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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