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자들과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주주와 노동조합원의 이익에 봉사하는 것 이상의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견해가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견해는 자유경제의 성격과 본질을 근본적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경제에서 기업이 지는 사회적 책임은 오로지 하나뿐이다. 이는 게임의 규칙을 준수하면서 기업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자원을 활용하고 이를 위한 활동에 매진하는 것, 즉 속임수나 기만행위 없이 공개적이고 자유로운 경쟁에 전념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노동조합 지도자의 ‘사회적 책임’은 조합원의 이익에 봉사하는 것이다.(후략)
다음은 2006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9개국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다.(후략)
■ 해설
2008학년도 숙명여대 인문계열 정시 논술고사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주제로 한 문제가 출제됐다. 표에서 한국 응답자들이 기업의 사회적 역할 가운데 윤리, 사회 책임경영을 상대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고, 향후 한국 기업이 윤리, 사회 책임경영과 이윤 창출을 어떠한 방식으로 조화시킬 수 있는지 논술하도록 했다.
미국의 경영학자 아치 캐럴 교수에 따르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이윤을 추구하면서 기업의 존속을 도모하고 법과 윤리에 따라 활동하며 사회 공헌에 이바지하는 것’이라 정의된다.
그러나 신고전학파 경제학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부정하는 경향이 강한 편이다. 예를 들어 밀턴 프리드먼 전 시카고대 교수에 따르면 기업에 요구되는 책임은 오직 하나이며 그것은 곧 기업 이윤의 증가다. 기업의 주인은 주주이고 경영자는 단지 주주로부터 경영을 위임받은 자에 불과하므로 주주들의 이익을 보장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따라서 경영자의 판단에 의한 기부 행위는 금지돼야 하며 더 많은 사회적 공헌을 요구받으면 세금을 더 냄으로써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기업의 이윤 극대화와 사회적 책임을 별개의 문제로 보기보다 함께 추구해야 한다는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주주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은 기업의 존속을 가능하게 하며 종업원이나 소비자, 지역사회 같은 이해관계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또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적절하게 수행함으로써 사회로부터 긍정적 평판과 정당성을 확보해 성장을 지속하고, 그로 인해 주주의 이익도 더 커진다.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윤 창출과 윤리, 사회 책임경영은 동일한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 윤리, 사회 책임경영을 강화해야 한다. | 이윤 창출, 세금 납부, 일자리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 | 윤리, 사회 책임경영과이윤 창출을 절충해야 한다. |
이탈리아 | 45 | 25 | 30 |
한국 | 42 | 22 | 36 |
호주 | 39 | 15 | 46 |
캐나다 | 34 | 17 | 49 |
프랑스 | 34 | 29 | 37 |
독일 | 30 | 38 | 32 |
미국 | 29 | 17 | 54 |
영국 | 27 | 25 | 48 |
일본 | 15 | 13 | 72 |
평균 | 33 | 22 | 45 |
한경동 한국외국어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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