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삼성전자와 합작회사인 ‘S-LCD’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LCD를 공급받아 온 소니가 차세대 제품에서는 샤프와 손을 잡으면서 LCD 패널 및 LCD TV 시장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26일 소니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소니는 샤프가 오사카(大阪) 부 사카이(堺) 시에 건설 중인 10세대 LCD 생산공장에 1000억 엔(약 8800억 원) 이상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소니-샤프의 공동생산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합작법인은 내년 9월 설립될 예정이며 샤프가 전체 지분의 66%, 소니가 34%를 보유하게 된다.
소니와 샤프는 협력을 통해 투자 부담을 줄이면서 내년 중 월 7만2000개가량의 TV용 LCD 패널을 생산해 현재 8세대 LCD 생산에 머물고 있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보다 대형 LCD TV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10세대 LCD는 기존의 8세대 제품(2200×2500mm)에 비해 1.7배 큰 유리기판(3000×3200mm)을 사용해 60∼70인치대의 대형 LCD 패널 생산에 유리한 차세대 LCD다.
한편 삼성전자는 소니의 합작법인 설립 발표를 사실상의 ‘결별’ 선언으로 받아들이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내 LCD TV 업계에서는 소니가 2004년 삼성과의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당시 LCD TV 시장 1위였던 샤프를 제치고 지난해 2위로 뛰어오른 데 이어 이번에 삼성전자를 딛고 시장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샤프와 손을 잡은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들은 최근 한국 전자업체에 맞서 일본 마쓰시타전기가 LCD와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사업에 각각 3000억 엔과 4600억 엔을, 소니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220억 엔을 투자한 바 있다.
또 샤프-소니, 샤프-파이오니아, 샤프-도시바, 마쓰시타-히타치-캐논 등도 각각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사업에서의 제휴를 통해 한국 전자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