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인터넷 속도전은 물론 IPTV 등 결합상품도 자신”

  • 입력 2008년 2월 28일 02시 55분


3년째 월 인터넷 가입자 증가 1위 LG파워콤 이 정 식 사장

LG파워콤은 2005년 9월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빼놓지 않고 월 인터넷 가입자 증가 규모 1위를 차지해 왔다. 2006년 579억 원 적자를 냈던 이 회사는 지난해엔 흑자(순이익 255억 원)로 돌아서면서 창사 7년 만에 매출액 1조 원을 넘었다.

하지만 최근 이동통신 1위 회사인 SK텔레콤이 초고속인터넷 기업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서 앞으로는 독주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정식(50·사진) LG파워콤 사장은 2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LG파워콤 본사 집무실에서의 인터뷰에서 “사업 여건은 변하겠지만 고객은 변하지 않는다”며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 광(光)인터넷으로 성장 이어갈 것

그는 “미국 애플의 MP3플레이어인 아이팟은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면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성공 사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이동통신과 달리 마케팅 파워보다는 상품의 차별성이 좌우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SK텔레콤에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 사장이 생각하는 주무기는 ‘광랜’(광인터넷)이다.

그는 “초당 100Mb(메가비트)급 광랜의 가입자가 올해 1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며 “아직 KT나 하나로텔레콤에 비해 가입자 수는 적지만 광랜에 인터넷전화, 인터넷TV(IPTV)를 묶은 결합상품 경쟁력에서 앞서기 때문에 ‘하이엔드’(고급상품)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파워콤은 올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 220만 명을 달성하고 매출액은 전년보다 15%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LG 계열사 사원판매 행위로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LG파워콤, LG화학, LG전자 등이 총 6억91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지만 2006년 12월 이후 사원판매는 중단했다고 회사 측은 강조한다.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LG파워콤의 상장(上場) 및 LG파워콤-LG데이콤의 합병에 대해 이 사장에게 물어봤다. 이 사장은 “끊임없이 유리한 선택을 해 나갈 것이며 (합병을) 계속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 비용 절감과 현장 경영에 승부수

이 사장의 집무실에는 여느 최고경영자(CEO)와 달리 고급 가구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는 시장에서 파는, 지폐가 잔뜩 그려진 이른바 ‘돈방석’을 깔고 회의용 탁자에 앉아 있었다.

사무실을 고급스럽게 꾸미지 않는 이유를 묻자 그는 “투자할 만큼의 효과가 있다면 언제든 돈을 들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런 신념은 LG파워콤이 올해부터 추진하는 ‘프로젝트 2010’에도 반영됐다. 이 프로젝트는 생산성과 원가 혁신을 각각 20%, 10%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장은 2년 남짓한 기간에 100번 정도 전국의 영업 현장을 점검했다. 그는 “지금 사용하는 ‘돈방석’은 대구지사를 방문했을 때 인근 식당의 주인아주머니가 사업 잘하라며 선물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고객에게 더욱 밀착하고, 또 현장에서 실행하는 것만이 고객만족도 1위 기업을 만드는 길이라는 게 이 사장의 경영철학이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이정식 사장은:

1958년 대구 출생 1981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83년 특허청 사무관 1989년 미국 프랭클린피어스대 법학 석사 1990년 통상산업부 사무관 1996년 LG그룹 회장실 해외사업팀 이사 1998년 LG구조조정본부 사업조정팀 상무 1999년 LG텔레콤 IMT2000사업추진단 상무 2001년 LG카드 전략영업담당 상무 2005년 LG데이콤 전략기획담당 부사장 2006년 1월 LG파워콤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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